때아닌 따뜻한 날씨가 캐나다의 3월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세상을 운행하는 질서가 무너져 생기는 일이 아닌가 염려스럽기는 합니다. 그래도 덕분에 시원한(?) 저녁공기를 가르며 산책하는 즐거움을 누립니다.
아내와 탬즈강변을 걸으면서 너무 따뜻한 날씨에 비해 전혀 새싹을 틔우지 못한 나무들을 봅니다. 아마도 나무들도 곤란할겁니다. 날씨는 더웁지만 아직 자기들의 계산으로 싹을 틔우기엔 이를테니 말입니다.
그래도 벌써 자그마한 나무 가지 여기저기에 싹이 올라오는 것들도 있습니다. 아직은 연두색이 나무를 덮지도 못하고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만 겨우 발견할 수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움을 틔우고 힐힘 다해 올라오는 모습들입니다.
저 나무에서 봄이되어 새싹이 나는것은 아마도 너무 자연스러운 일일겁니다. 그렇다고해서 그 일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을겁니다. 지난한 겨울을 보내면서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영양분을 모아두었다가 생명을 위해 조금씩만 줄여 사용하면서 봄을 기다렸을겁니다. 그리곤 봄이 되어 적당한 시기가 되었을 때에 자기에게 남은 모든 에너지를 동원해서 움을 틔우고 잎을 내는 것입니다.
그렇게 잎을 내고 나면 비로소 햇볕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고 뿌리도 얼었던 땅으로부터 물을 빨아 올립니다. 그제야 나무는 새힘을 얻고 한해의 삶을 또 시작할 겁니다.
나무도 봄을 맞이하면서 자기에게 있는 온힘을 다해 새싹을 틔우는데 우리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오늘의 나는 어떠한가 반성해봅니다. 나의 온힘을 다해 살지고 찬양하지도 예배하지도 못하고 심지어 그런 나를 위해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자리에도 서지 않는것을 보면 아마 내가 나무라면 올 봄에 잎을 내고 살아 남지 못했을 것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