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보면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가 새벽에 어디선가 나타난 어린왕자를 만나는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습니다. 어린왕자는 비행사에게 양의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고 비행사가 그려준 구멍뚫린 상자 그림을 통해서 그 안에 있는 양을 봅니다.
어떤 의미에서 <어린왕자>는 이 세상이 가지고 있는 사막과 같은 삶에서 눈에 보이는 것들만 추구하느라 진정 인간으로 가지고 살아야할 가치들을 잃어버린 우리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 어린왕자를 만나서 이야기하는 동안 우리 삶이 추구하는 것들이 참으로 어리석은 것이라는 사실을 보게 됩니다. 더욱 중요한 가치는 어쩌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인데 그것은 잊어 버리고 삽니다. 그저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을 추구하고 가지려고 애쓰느라 중요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만 우리들의 삶은 비행기가 추락한 사막과도 같습니다.
종종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들의 가치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를 혼동하곤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측량할 수 없고 드러나기 힘들기 때문에 우리들에게 소홀히 대접 받게 되기도 하고 때로는 없어도 있는척 스스로를 속이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은 우리가 얻으면 얻을 수록 눈 앞에 확연하게 보이기에 그것으로 인해 즐거워하고 또 기뻐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것들을 채우면 우리의 인생이 부유해지고 넉넉해 진다고 착각하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인 것인지도 모릅니다. 돈이 없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도 지킬 수 없는 것 같이 생각되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는 점잖은 권면과 선생님들의 아니 목사들의 입에 올리는 좋은 이야기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아무리 그렇게 이야기해도 먹지 않고 살 수 없으며 부요하지 않으면 여유롭거나 심지어 남을 도우며 사는 삶도 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래도 그리스도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은 우리의 욕심을 자극하고 그것으로 주어지는 만족은 더 많은 것을 추구하게 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우상을 만들고 그것들로부터 더 많은 것들을 받기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우리들에게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고 선언하십니다. 그 선함과 지혜로운,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랑을 알고 나누는 존재로 창조되었다고 말입니다.
결코 눈에 보이지 않아도 신실함과 정직함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선함과 사랑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아름다운 가치입니다. 서로를 사랑함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알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을 우리는 새겨보아야합니다.
너무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는 자녀들을 양육하는데 있어서 가장 주요한 것은 사랑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그 사랑을 어떻게 전달하고 줄지 몰라서 눈에 보이는 것들로 표현하고 채워주다가 정작 그들의 필요인 관심과 사랑은 주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에게 주는 사랑을 정확하게 압니다. 비록 조금은 부족할지라도 마음 깊은 사랑으로 자녀들을 대할 때에 그 자녀는 결코 부모의 사랑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자녀들 뿐 아니라 이웃을 향한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사랑은 때론 눈에 보이는 것으로도 표현 가능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정직하고 신실한 자세에서 나오는 진정한 사랑의 마음일 것입니다. 이 세상은 사막과도 같습니다. 사랑이 없어서 기갈하는 이 사막에 그리스도인들은 작은 소망으로 보내졌습니다. 우리들이 그 사랑의 가치를 나누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