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이 오기전에 집 앞에 있는 뽕나무 가지치기를 했습니다. 워낙 가지가 잘 자라기도 하거니와 땅으로 가지가 자라는 능수뽕나무여서 자란 가지가 땅에 닿기에 잘라주어야만 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나무는 매년 가지를 잘라주어야 잘 자라고 건강하다고 하는 말을 듣고 자르기는 했지만 어떻게 잘라야하는지 얼마나 잘라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많이 잘라버려서 보기가 얼마나 흉측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봄이되고 가지가 다시 나서 잎이 무성해지니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보기가 괜찮았습니다. 아무리 엉망으로 잘라도 이렇게 건강하게 다시 자라는 나무를 보면서 미안하기도 하고 또 즐겁기도 했습니다. 아마 능수뽕나무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자라지는 못했을 겁니다.
나무는 가지치기가 중요하다고들 말합니다. 특별히 조경수나 과실수들은 가지치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모양이나 건강상태 그리고 열매를 맺는 질과 양이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가지치기는 나무를 잘 알고 배워가면서 해야 하는 일이어서 차칫 잘못하면 오히려 나무의 건강을 해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지치기를 잘 하면 나무가 병에도 걸리지 않고 튼튼하게 많은 열매를 맺게 되는 중요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가지치기는 잎이 햇빛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가지들 사이에 서로 공간을 만들어 주어서 풍성하게 자라도록 해 줄 뿐만 아니라 영양분이 집중해서 가지와 열매를 잘 자라도록 해준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입니다.
사람들은 우리의 삶에서도 신앙생활에서도 적절하게 가지치기가 필요하다고들 말합니다. 아마도 욕심들을 줄이고 우리의 관심을 집중하고 선택적으로 계획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인에게 여러가지 잡다하게 아는 것보다는 한 가지에 전문가가 되라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효과적이기도 하고 성공하는데 필요한 방법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생각하다가 문득 하나님이 만드신 나무들을 생각했습니다. 이 땅에 살아가는 나무들은 모두 하나님이 만드신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그 나무들을 잘 만들어 놓으셨을 것입니다. 그대로 놔아 두면 가장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럼 가지치기는 애초에 하나님이 아담에게 가르치신 것이 아니라면 하지 않는 것이 원모양일 것입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문득 궁금했습니다. 나무들을 가지치기하지 않으면 어떻게 자라게 될지가 말입니다.
나무들이 사람의 손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 있다면 아마존과 같은 정글이거나 북쪽의 추운 관목지대이거나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캐나다의 숲 같은 곳들일 것입니다. 질서도 없어보이고 들어가보면 빽빽해서 공간도 별로 없는 곳들 말입니다.
그런 곳에 자라는 나무는 건강할까 생각해봅니다. 아마 건강할겁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멋지거나 열매가 크고 많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그 나무 자체로 건강하게 서로 어울려 숲을 이루어 자랍니다. 그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자연이었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게 우뚝서기보다 어울려 살기를 원합니다. 나 혼자 다른이들보다 뛰어나기 보다는 함께 서로의 팔을 접고 어깨를 기대어서 자라가기를 원합니다. 손해도보고 어려움도 있겠지만 전부 하나님이 만드신 귀한 존재들로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