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3 16:21

맛있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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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에 한번씩 누군가에게 읽힐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늘 그렇게 쓸 것들이 많지 않기도 하고 그렇게 쓴 글에 내 삶이 담겨 있기 보다는 말만 넘치도록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쓰면서 어떤 글을 쓰고 나누고 할까 생각에 빠집니다.  이곳에 쓰는 글은 설교와는 또 조금 달라서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선포되는 무거움보다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위로의 말을 건네고 격려를 하기도 하게 됩니다. 

 

가끔은 진지한 고민을 담아 함께 그리스도인의 삶을 고민하며 나누기를 원하고 또 가끔은 그저 얼굴에 웃음 웃게하는 행복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기도합니다. 마음 깊이 울리는 감동이 있었으면 좋겠다가도 오늘은 그냥 누군가 어깨에 위로의 손길 한번 전해주고 싶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냥 아무런 의미 없이 읽히기도 할 작은 글이지만 쓰고 나눌 때에는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이 마음을 떠나 손으로 전해집니다.

 

노래를 만드는 사람들은 자기의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기를 바라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노래를 갈고 닦는지 모릅니다. 만들기도 하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것이 그냥 되는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마음과 정성을 담기 위해서 애를 쓰는 것이겠지요.

 

어디 가수만일까요. 글을 쓰는 사람들이나 음식을 하는 사람들도 아마 숱한 정성을 담아 글을 쓰고 음식을 만들어 다른 이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고자 애쓰는 것일겁니다.

 

내가 고백하고픈 이야기를 잘 담아내는 노래, 소리를 만들기 위해 애쓴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이 글을 쓰면서 어떤 이야기를 담아 낼까 고민합니다. 위로의 말 한 문장, 격려의 글 한 줄, 그리고 때로는 깊은 고민과 아픔이 담긴 믿음의 고민까지 한 줄 담아 내서 읽는 이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그 마음이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 나누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연약한 사람의 삶이 들려지기를 바랍니다.

 

일년 52주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대부분의 글이 그저 지나가는 것으로 넘어가더라도 한번 한 문장이라도 누군가의 마음에 위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또 누군가와 함께 이 땅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고민이 나뉘어 지기를 원합니다. 

 

이렇게 글을 통해서라도 마음이 나뉘어 지기를 바라는 것은 내 삶이 온전하게 살아내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게 나눌 자신 없음을 글이라는 것으로 살짝 덮고 싶기도 해서 일겁니다.

 

음식을 잘 만드는 분들은 그 재료가 내는 맛과 향을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그 맛과 향이 오래 입에 남습니다. 좋은 향신료도 넣고 제대로 간을 하여 음식을 만들지만 결코 그 음식의 주 재료를 덮어 버리지는 않습니다.

 

재주가 부족해서 쓰는 글이 혹은 함께 나누는 말씀이 그 원재료를 다 드러내지 못하고 덮어 버릴때가 많지만 그래도 조금씩 그 안에서 풍기는 사랑과 위로, 격려와 고민이 들려지기를 원합니다.

 

소망하기는 그 모든 글들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그리스도인으로 현 시대를 살아가는 기쁨이 조금이라도 보여지면 좋겠습니다. 그 길 위에서 연약하지만 지치지 않고 걸어가는 그리스도인의 걸음이 보여져서 위로를 받기도 하고 용기를 내기도 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고민하며 그리스도인으로 교회로 세워져 가기를 원합니다. 오래전 썼던 글을 조금 다듬어 다시 나누어봅니다. 여전히 쓰는 글이 부끄럽고 또 그 나눔에 마음을 다 답지 못하는 재주없음을 탓하지만 그래도 오늘도 또 지면에 글을 씁니다. 약하고 못난 마음과 글이지만 참고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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