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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마지막으로 “다 이루었다”고 선언하시고 영혼이 떠나 가셨다고 성경(요한복음 19:30)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테텔레스타이(다 이루었다)는 한마디로 값을 다 치루었다는 법정적인 용어입니다. 어떤 물건에 대한 값을 다 치루었거나 해야할 의무, 갚아야할 것들에 대하여 완전하게 지불을 마쳤을 때에 선언하는 말로 예수님 당시에 흔히 쓰이던 말이었습니다.

 

필리핀에는 일 년에 한 번씩 고난주간이 되면 놀라운 일들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카톨릭교인들이 모여 스스로의 등에다가 피가나도록 채찍질을 하거나, 십자가를 등에 지고 몇 키로를 걷거나, 심지어는 십자가에 자신을 못 박고 몇 시간 동안 달려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고난주간에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며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애쓰는 것 같아 보입니다. 실제로 어떤 기자가 가서 과연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렇게 고난주간을 극심한 고통을 스스로 자초하면서 보내는 것인지를 물었습니다. 그들이 답하기를 “예수님의 보혈은 우리의 원죄를 씻고, 우리의 피는 우리의 자범죄를 씻기 때문이다.”고 대답했습니다. 또 다른 어떤 이는 이렇게 자기가 고난을 받으면 올 한해동안 우리 가족이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소망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왜곡된 고난주간 행사는 결코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구원을 온전히 이해한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에 대한 대가를 모두 지불하셨습니다. 그리고 선언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테텔레스타이!)” 이제 우리가 더이상 지불할 것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죄를 위해 회개하고 예수님이 허락하신 구원을 기뻐하며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할 뿐입니다.

 

우리의 죄를 아파하고 통회하는 심정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하지만 그렇다고 내 몸에 고통을 가한다고 나의 죄중 얼마를 갚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침묵하고 나의 죄와 연약함을 통회하는 심정으로 하나님께 들고 나아 갈 수 있을지언정 그 죄를 스스로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필리핀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고난주간 행사들을 하거나 여러 모양으로 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봅니다. 우리들도 다르지 않아서 고난주간에는 특별새벽기도회로 모여 기도하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구원을 묵상하며 보냅니다.

 

내가 갚지 못하는 죄의 대가를 예수님이 대신 갚으신 것을 기억하면서 그 은혜와 대속을 우리 몸과 마음에 새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 이름이 예쑤님의 이름을 따라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살 수 있기를 원합니다.

 

언젠가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시는 그날 우리도 부끄럽고 조심스럽지만 “나도 내게 맡기신 일을 다 마쳤습니다.”고 고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내게 맡기신 사명을 뒤로하고 내 욕심과 연약함을 앞세우는 사람이지만 고난주간을 지나면서 다시한 번 예수님의 보혈에 능력을 힘입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자리에 서기를 기도합니다.

 

나를 위해 그 모든 것을 다 이루신 예수님께 내 마음과 힘을 다해 찬양하고 예배하며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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