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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감독의 영화 <바스터스: 거친 녀석들>의 첫 장면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대인 사냥꾼’으로 불린 한스 란다 대령은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한 농가를 찾습니다. 이미 란다는 여기에 유대인 가족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눈치입니다. 우유 한 잔을 얻어 마신 한스 란다는 파이프에 불을 붙이며, 집 주인 라파디뜨를 협박합니다. 내용은 분명 협박인데, 란다의 어조가 너무 태연해서 더 무섭게 느껴집니다.
“국가의 적을 숨겨 주고 있죠?”
“… 네.”
“이 마룻바닥 밑에 숨겨놓고 있죠?”
“… 네.”
“위치를 손으로 가리켜요.”
위치를 가리키는 라파디뜨의 눈에서 눈물이 흐릅니다.
“동요가 없는걸 봐선, 모두 영어를 못하나 보군.”
영어로 대화했던 란다는 천연덕스럽게 다시 불어로 말합니다.
“라파디뜨 씨! 맛있는 우유 잘 마셨소! … 안녕히. ‘아듀!’”
란다의 신호와 함께, 그의 부하들이 마룻바닥을 향해 일시에 총을 갈겼습니다. 너무 몰입했던 저는 한 일가족의 죽음에 마음이 착잡해졌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우리가 한 행동으로 판단을 받고 때로는 그것으로 평가 받게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선 예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니 그 행동은 칭찬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하는 장면입니다. 그는 거짓말은 하지 않았으나 그로인해 한 가족이 죽임을 당하는 결과를 얻게 되었으니 이것을 잘했다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물론 그 결과가 의도를 다 드러내는 것도 아닌 것을 압니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그 행위가 모두 선하거나 바르다고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행위는 어떤 행동이 이루어지기 전에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의도와 생각이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거짓일지라도 한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최대한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생각하는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자기의 욕구와 욕망에 따라 무엇이든 하고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행동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의도로 하게 되는 것인지를 미리 생각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과정은 우리의 신앙과 하나님을 믿는 믿음에 연결되어 있기도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나의 지난 시간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살았는지를 생각합니다. 그저 주어진 시간을 버텨 내느라 애쓴 시간일 수도 있고 그래도 의미를 찾아 수고하고 노력한 시간 일수도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다가온 결과가 어떠하든지 우리는 지난 시간을 수고하며 살아 왔고 그 시간에 열심을 내었습니다. 만일 내가 애쓴 시간을 지나왔다면 이제 그 시간을 감사하고 새로운 시간을 바라 보아야합니다.

 

나의 믿음이 내 삶을 움직이는 힘이 되고 나의 행동의 방향을 정하는 의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모두 순종하는 충성된 종은 아니라 하더라도 할 수 있는 한 선을 행하고 오늘 하루를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길 원합니다. 그러다가 내 힘이 부족하다 느낄 때 하나님 앞에 나아가서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이기를 원합니다.

 

나의 한계를 알고 나의 부족함을 알기에 하나님이 부르신 부르심에 순종하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수고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매일 나의 의도를 살피고 나의 행동을 결정할 믿음의 자리를 확인해야 합니다. 잠시 딴 눈을 팔다가보면 금방이라도 우리의 본성과 욕망이 우리를 덮어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이 땅의 삶을 살아가는 성도들과 서로의 삶을 격려하고 멋진 성도로 살아가는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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