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참 많은 소리로 가득합니다. 요즘은 TV나 테블릿, 휴대전화와 같은 전자기기들을 통해서 쏟아지는 소리들이 우리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리들 말고도 우리 주변에는 참 많은 소리들이 있습니다. 귀 기울여 들어야 들리는 소리부터 우리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소리, 무심코 우리 주변에 늘상 있어서 우리의 귀를 소란케 하는 소리까지 말입니다.
비교적 귀가 예민한 편이어서 거실에서 나는 시계의 초침소리가 것ㄹ려서 잠을 설친적도 있습니다. 덕분에 작은 소리도 관심을 같고 듣게 되고 크고 힘있는 소리보다 작고 세밀한 소리를 더 좋아 하기도 했습니다. 얼마전 이야기 한 것처럼 사람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공간에서도 몸 속에 흐르는 피와 신경계가 움직이는 소리를 듣는다고 합니다. 사람 몸만이 아니고 세상은 하나님이 창조하신대로 움직이며 각기 소리들을 냅니다.
지구가 자전하는 소리는 참으로 어마어마 할 것이지만 우리가 듣지 못하는 영역에 있게 해 주셨기에 곤란을 겪지 않습니다. 이번주에는 아내와 차고문을 열어 놓고 비가 오는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비가 내리는 소리를 듣고 섞여 내리는 우박이 튀는 것을 보는 것도 즐겁고 평안했습니다. 강아지가 짖고 새가 노래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나 바람이 물 때 나무잎이 내는 소리를 듣는 것도 참 좋습니다.
큰 호숫가에서는 바닷 소리가 나는 것 같고 여행중에 만나는 바다는 또 다른 소리를 들려줍니다. 계절에 따라 소리는 조금씩 다르게 들리기도 합니다. 겨울 찬공기에서는 소리가 날카롭습니다. 여름 더위 아래 나는 소리들을 조금 느슨한 것 같이 평평합니다. 봄에는 소리가 마치 아지랑이가 올라오는 것같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아마 실제로야 다 같은 소리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하나님이 만드시기를 시간과 공간에 영향을 받도록 만드신 모양입니다.
동화작가인 이현주목사님은 유자차 한잔에서 유자를 비추던 햇살과 부는 바람을 함께 마신다고 시를 썼습니다. 우리가 사는 삶의 모든 것은 그렇게 하나님이 만드신 것들을 품고 있습니다. 조금만 귀를 귀울이면 그 안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분주한 일상을 살다가 놓쳐버린 것들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하나님이 만드신 것들의 소리를 듣습니다. 저마다 열심히 살아가는 것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힘겹고 지친 삶의 무게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소리들은 나에게만 들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도 들려지는 소리일 것이라는 데에 생각이 미칩니다.
매일 새벽 기도의 자리에서 하나님께 간절히 올려 드리는 기도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며 내는 수많은 소리를 하나님은 들으십니다.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들만이 아니라 몸이 움직이며 내는 소리와 내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까지 모두 하나님은 들으실 것입니다.
나도 이 세상의 많은 소리들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바다가 흉흉하게 흔들리며 내는 하나님의 광대하심의 소리와 그 바다를 잔잔하게 만드는 바닷가 모래사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주 작은 생물들을 살아가도록 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이 땅을 바라보는 동안 들려지면 좋겠습니다. 분명히 지금도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성경 말씀을 통해서 주시는 내 귀에 들리는 사람의 말 뿐 아니라 자연 가운데 들려주시는 많은 말들도 들려주십니다.
분주하던 자리를 정리하고 잠시 멈추어 서서 세상을 통해 하시는 하나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여전히 이 세상을 사랑하며 주관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조금은 더 평안히 하루를 지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 여러곳에 비가 많은 계절입니다. 더위 소식도 들립니다. 그 안에서 들리는 하나님의 음성도 듣는 시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