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눈으로 보고 발로 길을 걷습니다. 그런데 어딘가 목적지를 정해 놓은 것이 아니라면 보통은 마음이 가는 곳으로 간다고 말합니다. 가슴을 따라 왔다는 “순종”이라는 찬양의 가사처럼 우리는 가슴이 움직이는대로, 다른 표현으로는 마음이 가는대로 가고 행동하게 됩니다.
<갈릴리 마을>이라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찬양사역자인 최용덕 간사가 운영하는 공동체의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20여년이나 가끔씩 그곳을 방문해서 글을 읽기도 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가끔은 그곳에서 만난 분들과 메일을 주고 받기도 하면서 신앙공동체의 교제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래봐야 일년에 몇차례 혹은 한달에 한번 정도의 횟수이니 거의 구경꾼이나 다름 없습니다.
글들을 읽다가보면 유독 해외에 사시는 분들의 글을 친근하게 읽게 됩니다. 너무 많은 글들이 올라오기도 하지만 해외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분들의 글은 한 번 더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아마도 비슷한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그들의 경험과 나눔이 훨씬 친근하게 와 닫는 것이지 모르겠습니다. 저마다 사는 나라도 다르고 나이나 직업,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도 모두 다르지만 한국 사람으로 해외에서 정착하여 삶을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는 공통점은 꽤나 큰 공감을 일으킵니다.
마음이 간다는 것은 아마도 이렇게 처지가 비슷한 구석이 있거나 한 번이라도 만나 사귄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친근감을 느끼는 것을 포함하는 것일겁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는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마음이 갑니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장소보다는 어딘가에서 보았거나 경험속에서 존재하는 어떤 장소들이 훨씬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그곳이 들었던 곳이든 보았던 곳이든지 상관 없이 말입니다.
뉴욕, 서울, 파리나 런던과 같이 자주 듣고 익숙하게 뉴스를 통해서든 방송이나 책을 통해 들은 곳들은 여행이라는 이름에 마음을 움직이게 만듭니다. 언젠가 들은 멋진 풍경을 지닌 산이나 바다, 혹은 자연의 명소들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힘은 “가족”일 것입니다. 캐나다 런던을 살고 있으니 부모 형제들과 떨어져 살아가는 삶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고향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부모님의 존재와 그분들이 있는 장소는-그곳이 혹 돌아가셔서 묻히신 장소라 할지라도- 말할 수 없는 힘으로 우리들을 움직이게 합니다.
나에게는 어느곳이 가장 나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장소인지 생각해 봅니다.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어느 곳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될지를 생각해보면 생각만으로도 즐겁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 땅에 존재하는 장소들은 어느곳이나 갈 수 있는 곳임을 깨닫습니다. 돈과 시간이 없어서 이거나 아니면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서이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을 먹으면 불가능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마음을 먹어도 갈 수 없는 곳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내가 가고 싶어도 혹은 가려고 애써도 내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곳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의 어떠함이거나 내 결정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의지하여 가는 곳입니다. 돈도 나의 노력도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은혜만이 우리를 그곳으로 인도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곳을 향한 소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현실에서는 너무 멀게 느껴지고 멀리 바라보는지 모릅니다.
내 삶이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마음이 움직이는 삶이기를 원합니다. 그곳을 향한 소망이 오늘을 기쁘게 하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