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도 전에 칼럼으로 쓴적이 있는 내용입니다. 마이클 그리피스라는 신학자가 쓴 책중에 “기억상실증에 걸린 교회”라는 것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이 책의 영문 원제목은 “Cinderella with amnesia”입니다.
신데렐라를 아시나요? 어린시절 읽었던 동화책 속의 신데렐라는 어쩌면 왕자의 사랑을 얻기전에는 불행한 가정의 슬픈 소녀였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미래는 분명히 왕자의 아내로 멋진 삶을 영위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 소설을 읽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마이클 그리피스라는 “교회는 마치 기억상실증에 걸린 신데렐라와 같다”고 말합니다. 지금 누리고 있는 왕자와의 사랑은 잊어버리고 그저 집안의 허드렛일을 하던 옛 기억만 남은 신데렐라와 같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의 영광을 잊어버리고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의무만을 힘겹게 지고 있을 뿐은 아닌지 질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왕자의 사랑을 받아 그의 아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왕궁에서의 아름다운 삶은 잊어버리고 그 옛날 아프고 힘겨웠던 재투성이 아가씨의 기억만 남은 신데렐라라면 이것은 얼마나 슬픈 이야기인지 모릅니다.
우리는 어떠한지 생각해 봅니다. 교회가 또 우리 그리스도인의 현재 삶이 하나님이 부르신 놀라운 은혜의 자리를 기억하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온 세상을 동원하셔서 구원의 놀라운 일을 이루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어느틈엔가 우리의 기억속에 그 구원의 기쁨은 사라져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저 이 땅에서 아프고 힘겨운 삶을 사는 연약한 인간의 생활만이 우리의 기억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그 가운데 애쓰며 분투하느라 지친 모습으로 살아가는 성도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우리는 아직 이 세상 가운데 세워진 교회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있는 문제들로부터 완전하게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저 기억상실증에만 걸린 것이 아니라 내가 처한 환경과 형편이 나를 누구인지 의심하게 할만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에게 성도요 교회라는 이름을 주신 것입니다.
우리가 느끼고 살아가는 삶은 여전히 이 땅의 것들이지만 우리의 이름은 하나님의 자녀요 그의 나라라는 것을 선언해 주신 것입니다. 먼지투성이의 삶의 자리에서 벗어나 이제는 하나님의 영광으로 불러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 세상으로 보내셔서 하나님이 왕이신 나라의 일을 맡기셧습니다. 하나님은 이 일을 맡기시면서 우리에게 능력과 은혜를 베푸십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하나님의 이름을 주시고 그 능력을 부어주십니다.
우리의 품 안에는 온 세상의 창조자이신 하나님의 이름이 있고 그 능력을 가져다 사용할 수 있는 기도라는 힘이 있습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가장 좋은 것으로 응답하신다고 약속하십니다. 특별히 이 땅에서 하나님의 교회로 살아가는 일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하나님은 그 놀라운 비밀을 2000여년전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시면서 인간의 연약한 육체로 보내신 일로 말씀하셨습니다. 비록 육신이지만 하나님의 영광을 담으신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도 그와 같이 하나님의 영광으로 부르심을 받았다고 선언해 주신 것입니다. 이 성탄의 계절에 나를 부르시고 하나님의 자녀 삼으신 은혜를 잊지말고 기억해 내어 그 힘과 능력으로 설수 있는 성도들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