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환
“약할 때 강함되시네 나의 노래가 되신 주 주나의 모든 것” 찬양이 입에서 맴돕니다. 은혜가 풍성해서가 아니라 지독하게 약해서 그렇지 싶습니다.
우리는 자주 나의 약함을 인하여 불안해 하고 짜증내며 힘겨워합니다. 특별히 그것이 나 스스로 깨닫는 것이라면 다행이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말하여 주는 것이라면 참 견디기 힘들어 합니다. 내가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기 이전에 나의 연약한 부분을 들켰다는 자존심 상함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약함은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항변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큰소리치고 답답해하고 나서는 결국 나의 깊은 나약함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아무리 소리쳐보아도 결국 나의 약함과 악함은 줄어들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니까요. 만약 내가 말하고 외친 것처럼 내가 단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렇게 분노할 이유도 없었을 겁니다.
사실 말을 순화해서 약하다고 표현했지 실상은 악한 것이고 죄악된 것이 맞을 겁니다. 어쩌면 내가 만나는 상황이 그토록 답답하고 처참한 것이기도 할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힘겨워합니다.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면 이 상황에서 나를 벗어 나게 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기도 하구요. 또 나의 악한 모습에는 단 한번의 하나님의 긍휼을 위해 기도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내가 어려워하는 상황을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문제는 그렇게 문제를 벗어나고 나서입니다. 나의 상황이 바뀌면 나의 기도도 바뀝니다. 우리의 마음도 바뀌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간절함은 사라지고 나의 연약함과 완악함에 대한 고백도 사라집니다. 그 자리엔 오히려 내가 스스로를 지킬 자존심이 자리하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 앞에 무엇인가 그럴듯한 존재로 다시 서게됩니다.
그래서 다시 누군가가 나에게 억울한 이야기를 한다 싶으면 또 분노하고 좌절하는 자리에 서는 것입니다. 계속된 반복과 실패가 우리 인생일겁니다. 하나님은 그런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그 성품을 알아가기까지 거듭 말씀하시고 가르치시며 자라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산다는 것은 오히려 나의 약함을 자랑으로 알고 사는 것입니다. 어쩌면 나의 악함과 약함을 인하여 오히려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을 사는 것이 우리의 삶일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애를써도 육체를 입은 우리의 삶은 약하고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긍휼과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것입니다. 심지어 우리의 연약함이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담는 그릇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만약 우리가 악하고 약하지 않다면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고 그로인하여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이야 우리가 드러내든지 그렇지 않든지 조금도 바뀌거나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은 당신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를 창조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로 하나님을 닮은 우리를 선택하셨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영광을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도무지 다른 이들은 기뻐하지 못하고 즐거워 할 수 없는 상황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해 기뻐하는 것을 통해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죄악과 연약에도 불구하고 긍휼을 베푸시고 용서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고백함으로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릴 수 있습니다. 나로 말미암지 않고 하나님을 인한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전함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강하고 완전하기에 하나님은 사랑하라고 명령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능력이 있고 힘이 있기에 다른 이들을 섬기라고 요구하지도 않으십니다. 오히려 우리가 약하기에 또 부족하기에 다른 이들을 도우며 섬기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도움을 경험하라는 것입니다. 그 경험이 바로 하나님을 아는 힘이 될 것이고 그 긴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을 알아가고 교제하는 즐거움을 베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공동체로 그 자녀로 세워지는 것이 이 땅에서 우리에게 향하신 하나님의 뜻임을 고백합니다. 우리들이 그 자리에 서기를 원합니다. 연약한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를 의지함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배우고 나누는 자리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