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선생님의 시화 "처음처럼"
“충성된 사자는 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 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느니라.”
- 잠 25:13 -
하나님의 은혜로 새로운 해 2013년을 맞이합니다. 어느새라는 말이 입에서 절로 나옵니다. 한해를 잘 지나게 하심에 감사하지만 또 다른 한편 죄송함과 아쉬움을 가지고 새해를 맞이합니다.
첫 아침을 예배로 맞이하면서 또 일주일은 기도로 시작하면서 마음에 소망이 생깁니다. 하나님이 올 한해 동안에 이루실 일들을 바라보며 또 그 안에서 우리 교회를 향하신 은혜를 사모하게 됩니다.
믿음으로 사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우며 기쁨인지를 알게 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이 살아계시기에 그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즐거움이 넘치기를 원합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가 손을 내밀 때에 외면하지 않으시는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을 만나기를 원합니다.
그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 우리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따라가는 힘겨운 삶이 아니라 우리 어깨의 짐을 대신 지신 그분을 따라 영광의 길을 걷는 것임을 배울 수 있기도 원합니다.
그저 머리 속에서 관념적으로 알게되는 지식이거나 습관적으로 고백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의 실제 삶속에서 그 생활 가운데 경험하고 느끼며 누리는 일들이 많이 있길르 바랍니다. 그래서 그 경험과 고백이 주체할 수 없는 기쁨으로 넘치기를 바랍니다.
새해의 소망으로 이 기대가 끝이 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늘 첫 마음과 다른 우리의 일상을 살아 가지만 그래도 다시 첫 순간으로 우리의 마음을 돌이킬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은혜를 경험한 첫 순간으로 또 하나님의 좋으심을 맛보아 알았던 그 첫 시간으로, 나의 기도가 하나님께 들려져 그 기도를 들이신 하나님의 응답을 경험한 그 순간으로 우리의 삶이 다시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삶에 시와 때를 정해 놓으시고 매 새해마다 이렇게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의 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의 마음이나 삶이 리셋되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그 시간 만큼은 첫 마음으로 새롭게 나를 다잡을 수 있으니 좋습니다. 그렇게 한 해를 시작합니다.
올 한해를 맞이하면서 또 하나의 욕심이 기도 가운데 생깁니다. 내 삶에 하나님의 말씀이 얼음 도끼와 같이 들어와 나를 깨어 주시기를 그리하여 나의 생활과 삶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아마도 저 잠언의 말씀 처럼 나의 삶이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케하는 얼음 냉수와 같은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생각만해도 얼굴에 웃음이 지어집니다.
하나님의 땀을 식히며 그 마음을 시원케 해 줄 사람이 되는 일은 참으로 신나는 일일겁니다.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아마도 이 세상이 주는 어떤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을 누릴게 될 것입니다.
이 세상에 다른 어떤 이를 즐겁게 하고 위로 하는 일도 참으로 귀하고 좋은 일인데 하물며 하나님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기쁘시게 하는 것이야 말로 놀라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하는 것인지 잘 알지 못해도 하나님의 부르신 소명 앞에 “충성된 사람”이기를 원합니다. 부르신 일이 예배하는 것이며 찬양하는 것이라면 그 일에 수고를 다할 것입니다. 말씀을 전하고 사람들을 사랑하는 일이라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런던제일장로교회의 2013년이기를 기쁜 마음으로 소망합니다. 또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