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들려오는 세상의 이야기들은 행복하고 즐거운 것보다 아프고 힘겨운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어쩌면 한 걸음 떨어져 있기에 더 가슴이 아픕니다.
지난주 해병대에서 일어난 총기사고 소식을 접하면서 함께 살을 맞대고 생활하는 동료를 총으로 조준해서 죽일만큼의 분노가 일었다는 것에 놀랍니다. 물론 그 조직이 합리적이거나 따뜻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고는 해도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내는만큼 오히려 동료간에 정이 깊어지기도 하는 것을 감안하면 참 슬픈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군대라고 하는 조직이 한국남자들에게 주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가지 않은 청년들에게, 또 다녀온 장년들에게도 늘 그 공간은 왜곡되어 기억되고 우리의 현실과 동 떨어진 어떤 곳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군대에 들어가는 그 시간이 주는 공포는 남자의 깊은 마음을 누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제가 처음 논산훈련소에 들어 갔을 때의 느낌은 “참 아름답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길게 늘어선 높은고 곧은 나무들과 그 사이에 난 흙 길은 정말 인상 깊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안심하며 여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나님은 우리들을 만드시면서 인간을 위해 온 세상을 보시기에 심히 아름답게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하나님을 닮은 존재인 우리들을 만드시고 서로 사랑하며 연합하여 자연을 다스리며 살아가도록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공간이 우리의 욕심과 죄가 뒤엉키면서 아름다운 공간에서 생존의 공간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자연 가운데 세워진 군대라는 공간이 주변에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즐거워하기보다 그 안에 함께 모여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의 편리를 위해 나보다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기까지 하는 공간으로 바뀌었고 그 악의 고리는 계속해서 순환해가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군대가 그렇지 않고 대부분은 그 안에서도 좋은 추억들을 만들어 가는 것을 몰라서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인간이 악하고 약해지면 비단 군대라는 공간 뿐만 아니라 그곳이 직장이건 대학이건 혹은 가정이건 간에 관계없이 사랑과 배려보다 자기의 편안함이 우선이 되어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불편해하고 어려워 하게 되는 것을 볼 때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은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연 안에서 서로가 조금만 사랑이 마음으로 배려하기 시작하면 주변에 보이는 아름다운 자연 안에 하나님 자녀로 즐거움을 누리며 살아갈 것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은 정글의 법칙이 난무하는 “자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드셔서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하는 “자연”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 하나님의 만드신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은 또한 나를 중심으로 나의 이익과 편안함을 위해서 다른 이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당연히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 한 몸인 것을 기억하고 서로의 즐거움과 평안함을 위하여 나를 조금 희생할 줄 아는 것에서 부터 출발할 것입니다.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일을 했는지, 또 남보다 더 어렵게 살아 욌는지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선 이 자리에서 나와 함께 선 가족과 지체를 나와 같이 사랑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우리에게는 분명히 두가지 선택이 놓여있습니다. 하나님이 부여하신 성품을 따라 평안을 누리며 사랑하는 “자연”스러운 삶과 정글의 법칙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싸우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나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자연”의 삶입니다. 그 안에서 하나님이 구원을 얻은 사람으로 그 자녀의 삶을 누릴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