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는 어떤 분이 새해를 맞이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소망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또 이야기하더군요.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일을 꼽으라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일겁니다.
동물들이나 어린 아이들이야 그래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가끔 말썽을 부리긴해도 비교적 내가 주는 사랑을 잘 받아주고 그 사랑을 고마워하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조금 나이가 먹고 어른이 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먼저는 내가 충분히 사랑할 만한 능력이나 은혜가 풍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 스스로가 적은 사랑으로 죄 가운데서 지쳐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누군가를 사랑해 내는 일이야말로 참 힘이들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 역시 나와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자기의 생각이 분명하고 조금은 모가 나 있으며 심지어 나와 생각이 다르기까지 하면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참 힘겹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우리에게 “사랑하라”고 명령합니다. 그것도 네게 사랑을 주는 형제나 이웃을 사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원수들까지 사랑하라고 단호하게 명령하십니다.
좋은 이야기로 알고 넘어가면 되겠지만 그리스도인으로 한해 한해를 맞이하면서 이 명령이 무거운 권면으로 내 마음을 두드립니다. 잘 할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노력이라도 해보자. 그렇게 한 해를 시작하고 그러다가 실패하고 아파하고 때로는 분노하면서 나의 사랑의 실패를 절감합니다.
또 한 해를 맞이합니다. 그래서 또 사랑하는 시간을 꿈꾸며 소망합니다. 내가 가진 시간들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으로 채워지기까지 하나님은 나를 이곳에 남겨두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그것도 아직 우리가 죄인이었을 때에 그저 자기만을 알고 이기적이며 더러운 생각으로 가득한 그런 나를 사랑하셨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고 주시면서 나를 그 사랑의 시간으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들에게 그토록 당당하게 사랑하라고 명령하시는 것입니다. 그 사랑을 해 보신 분이시고 그 사랑을 할 수 있도록 보혜사 성령님을 보내 주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2015년을 시작하면서 또 사랑의 마음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매일 새롭게 실패를 넘어서 선하고 신실하게 사랑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나의 마음이 다른 이들을 사랑하는 자리에 머물기를 바라고 나의 말이 그들을 위로하고 배려하며 격려하는 말이기를 소망합니다.
함께 나누는 삶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실 은혜와 사랑이 충분한 시간이길 바랍니다. 함께 걸어가도 좁지 않고 결코 넘어진 곳에서 멈추지 않는 그런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가는 길 말입니다.
빠르게 하루가 지나가고 그러다보면 아무런 변화도 없이 아쉽게 한해를 보내게 됩니다. 새로 맞이한 해가 또 익숙해지기 전에 내가 사랑할 사람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다가가 사랑의 말을 전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말하기가 쑥스러우면 손 한번 내밀어서 잡아주고 격려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함께 이 길을 가는 동안 내 마음에 그 사람으로 인해 기쁘고 즐거운 웃음이 일어 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사랑은 먼저 나서는 사람으로 인해 시작되지만 그것으로 결코 끝나지 않고 자라가는 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