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에 모처럼 날씨가 포근하고 햇볕이 좋아서 아이들과 함께 Port Stanley로 드라이브를 나갔습니다. 긴 겨울을 지나서 그런지 환한 햇살이 마치 봄날 같아 상쾌하기까지 했습니다.
도착해서 호수로 걸어 가 보니 따뜻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호수는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얼음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아니 얼음이라기보다는 그 위에 쌓인 눈들로 어디가 물인지 어디가 얼음인지도 구별이 않되었습니다.
모래사장을 지나 호수 가장자리에 이르는 동안에도 눈과 모래가 구별되지도 았고 꽤 깊은 눈이 이제 녹기 시작해서 발이 푹푹 빠지는 지경이었습니다. 호수 안은 더 심해서 눈과 얼음, 그리고 물이 전혀 구분되지 않은체로 눈에 보이는 수평선까지 전혀 흔들리는 물이 보이질 않습니다.
아마 여전히 호수는 얼음으로 덮여 있는듯했습니다. 요 몇일간 따뜻한 날씨에 우리 주변에 있던 눈들이 녹아 내리기 시작했지만 지난 겨울 두껍게 얼었던 호수의 물은 좀처럼 녹을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아이들과 얼음 위로 올라가 보아도 아직은 꿈적도 하질 않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영하 20도가 넘는 기온에 꽤 긴 기간을 보냈으니 호숫물이 깊은데 까지 얼었을 것입니다. 물이 깊으면 쉽게 얼지 않지만 대신에 한번 얼기 시작하고 그 두께가 두꺼워지면 다시 녹는데도 긴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우리 주변에 얕은 물들은 금방 얼었다가 금방 녹고는 합니다. 눈이 녹은 물이 그새 얼음이 되어 길을 빙판으로 만들었다가도 다음날 해가 뜨면 언제 그 얼음이 다 녹고 말라 바닥은 깨긋하게 말라버리곤 합니다.
그런데 깊은 호수물은 아무리 추워도 여간해서는 잘 얼지 않습니다. 가장자리에 거품이 얼고 그 위에 눈들이 쌓이면서 조금씩 얼음이 호수 중앙을 향해 커져 가지만 그리 빠른 속도로 얼음이 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 얼음들은 봄이 오기까지 녹지를 않습니다.
호수를 보면서 우리의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 나의 마음에 악함과 연약함은 어떤한가를 말입니다.
세상이 악하면 악할 수록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조금 따뜻한 손길이 주어지고 사랑을 나눈다고 쉽게 사람은 착해지거나 따뜻하게 바뀌질 않습니다.
우리들 역시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리스도인이 되었지만 또 교회에 출석해서 누군가 나를 사랑해주고 용납해 주는 사람을 만나지만 그런다고 내 성품이 하루아침에 변화되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악하고 고약한 성품은 내 속에서 불평과 투정을 일으킵니다. 처음에는 하나님의 구원에 참 기쁨으로 감사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가운데 기쁨과 감사보다는 걱정과 불평이 생겨나고 우리의 약점이 도드라지는 것을 봅니다.
아마도 그런 우리의 죄와 약함 때문에 하나님은 예수님을 통한 십자가의 구원이라는 놀라운 방법을 사용하셨나봅니다.
아주 단순한 용서나 사랑이 아니라 우리로는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크기의 사랑과 방법을 통해서 죄로 죽어야 할 우리의 생명을 살리시고 하나님의 자녀라고 불러주신 것입니다.
마치 두꺼운 얼음으로 덮힌 우리의 마음을 향해 한없는 태양 빛을 쏟아 부으시고 계신 것 같아보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보내는 사순절을 기간을 지나갑니다. 매일 마가복을을 묵상하면서 그 사랑과 은혜를 되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