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금요일에 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의 조명이 꺼졌습니다. 그날 있은 대규모 테러로 많은 시민이 죽고 다친 것을 추모하면서 화려한 조명을 끄기로 한 것입니다.
이유도 없이 상대가 누구인지도 묻지 않고 무차별로 테러를 하는 단체와 조직들로 인해 전 세계가 공포에 떨게 되었습니다. 비단 이번 사태뿐만 아니라 그동안 계속되어온 갈등과 전쟁의 소식들 안에서도 우리는 같은 아픔과 답답함을 느낍니다.
서로가 사랑하고 함께 공존을 모색해도 우리의 이기심 때문에 갈등이 끊이지 않을텐데 오히려 서로를 적으로 돌리고 싸우며 갈등하는 일들이 더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희망이 사라지는 것을 봅니다.
우리들은 자라오면서 서로가 도우며 질서를 지키고 함께 건강한 나라,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과 국가 단체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자고 구호를 외치고 연합체를 만들며 선언을 합니다.
그런데 세상은 점점 더 악하고 힘겨운 소식으로만 가득차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들은 공허한 외침이 되고 애쓴 노력들은 물거품이 되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용기를 내고 애쓰며 기도의 자리에 서야 할 신앙인들의 기도와 소망도 함께 사그러 드는 것 같아 보입니다.
조용히 묻습니다.
“하나님! 이 땅을 어떻게 하시렵니까? 우리를 긍휼히 여겨 주십시오. 우리가 가진 악함이 도무지 고쳐지지 않고 우리의 애씀이 너무 허망합니다. 하나님이 직접 도우시지 않으면 고치기 어렵습니다.”
사실 이 기도가 어디 지금 뿐이었겠습니까? 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이들이 그렇게 기도했고 또 역사상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교회가 그렇게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도 같은 소식을 듣고 또 소망의 끈이 멀어지는 것을 봅니다. 우리의 선함이나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을 가지고는 이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어 가기가 어렵겠다고 느낍니다.
이렇게 소망이 작아질 때 어떻게 힘을 내고 또 용기를 잃지 않을 수 있을지 생각합니다.
같은 날 전 세계의 많은 곳에서 각 나라의 상징인 건축물을 비추는 조명을 프랑스 국기와 같은 색으로 바꾸어 비추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그 슬픔을 위로하고 그럼에도 용기를 잃지 말라고 격려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프랑스를 위로하고 용기를 잃지 않을 것을 다짐합니다. 우리도 그 앞에서 그들을 위해 또 세계를 위해 기도합니다. 나의 작은 기도이지만 하나님께서 긍휼히 여겨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이런 상황 가운데서 붙잡을 수 있는 유일한 소망은 하나님의 긍휼하심이라 믿습니다. 이 세상을 참으시며 기다리시는 하나님, 그러나 결코 이 땅의 악을 기뻐하지 않으시며 심판하실 하나님을 믿습니다.
아직 그 오래참으심으로 기다리시지만 그 다스림은 오늘도 어김없이 이 세상을 덮고 계심을 믿습니다. 위로 할 자를 위로하시고 긍휼히 여길 자를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그들을 위로하시고 덮으실 것입니다.
또 그 하나님의 공의가 온 세상을 덮으실 것입니다. 그 때에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보며 그 영광을 보게 될것입니다. 그 하나님이 우리의 소망이길 원합니다. 기도 가운데 소망의 하나님을 사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