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올 겨울 미국에서는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논쟁이 한참입니다. 자신을 크리스찬이라 소개한 조슈아 포이어스타인이라는 한 개인으로 부터 불거져 대선주자인 트럼프까지 가세하게 된 이 일은 스타벅스 종이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늘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컵에 크리스마스 문양을 넣어 컵을 만들었던 스타벅스가 이번 겨울에는 그냥 빨간 컵을 내 놓았습니다. 포이어스타인이란 사람이 이 일을 스타벅스가 예수님을 싫어해서 한 일이라고 SNS에 올리면서 전 미국이 저마다의 모양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크리스마스에서 예수님이 주인공이 아닌 것이 문제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날에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하지 못하게 하는 일이야 말고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읍니다.
그렇다고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를 향해서 그들의 컵 디자인에까지 이의를 제기하고 놀란을 만드는 것도 조금은 과해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일을 통해서 성탄을 맞이하는 나의 마음가짐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에게 성탄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그 성탄을 대하고 지나는 과정에 그리스도인으로 더 의미있게 보내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게 됩니다.
성탄절에는 일생을 교회에서만 지냈으니 다른 어떤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성탄을 맞이하면서 예수님의 탄생, 그 거룩한 임재에 대한 묵상만이 아니라 축제와 즐거움, 그리고 조금은 들뜬 마음이 있었던 어린시절을 떠 올립니다. 이제는 조금 성숙하게 감사와 나눔, 묵상과 고백으로 성탄을 지납니다. 올해도 하나님이 참아주시고 또 성탄을 맞이하게 해 주심에 대한 감사가 있습니다.
문득 스타벅스 이야기를 하다보니 커피와 어울어진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저와 너무 커피를 많이 마신다고 타박하는 아내와 아이들 이야기가 아름다운 음악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바흐는 거의 작곡한 모든 노래가 교회 음악이었습니다. 그는 신실한 크리스챤이었고 그 신앙이 음악에도 잘 나타난 것을 봅니다. 그런데 그가 지은 칸타타중에 “커피칸타타”라는 것이 있습니다.
당대 만들어지기 시작한 커피하우스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커피에 얽힌 에피소드가 10개의 노래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커피를 사랑하는 딸과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익살스럽고 경쾌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커피애호가였던 바흐의 또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면 베토벤은 더 커피를 즐긴것 같습니다. 그는 매일 아침으로 정확히 원두 60알을 세어 커피를 내려 마셨다고 전해집니다. 항상 맛있는 커피와 함께 작곡에 몰두했던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증언해 주고 있기도 합니다.
아마 그들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커피를 사랑했고 지금은 더 많은 이들에게 커피가 사랑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회에서 한잔 커피를 두고 앉아 교제하는 시간은 그래서 서로 거리를 가깝게 만들어 주고 마음을 열어 주기도 하는 듯합니다.
성탄을 맞이하고 겨울을 지나가면서 누군가에게 커피 한 잔이 주는 여유와 사랑을 전해 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당신의 생명을 주셨는데 그 성탄의 계절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사랑을 전하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2015년이 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들의 마음에 기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다 알지 못해도 그 길에서 잠간 멈추어서 함께 커피 한 잔 나눌 사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하긴 쑥스러워도 함께 커피를 마시며 좋은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