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삶을 진단하는 말들 중에 “피곤함”을 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네 주변만 둘러보아도 이 땅에서 먹고 사느라 피곤하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라 피곤합니다.
너무 많은 관계들이 있어서 피곤하게 느끼기도 하고 또 너무 많은 책임들이 있어서 힘겹기도 합니다. 그저 하루를 깃털처럼 가볍게 살고 싶지만 그렇게 보내는 시간 때문에 마음에 스트레스가 쌓이기도합니다. 가벼우면 가벼운데로 무겁고 힘겨우면 또 그대로 우리는 삶의 무게를 피곤을 느끼며 하루 하루를 살아갑니다.
무엇인가 일에 쫒겨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강박증 환자와 같다고 진단한 정신과 의사도 있습니다. 강박증이란 바로 삶에서 쉽게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유형의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질병이라고 정의합니다. 질병이라고 부르기가 싫지만 정신과의사는 엄연한 질병이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현대 사회가 기본적으로 타인과의 관계 속에 살아가는 사회이고 그 복잡한 사회속에서 다른 이들의 평가나 태도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강박증을 가지게 된다고 말합니다. 거기에 조금 더 민감한 사람이라면 다른 이들이 그냥 쉽게 생각하고 넘어 갈 문제도 심각한 고민이 되거나 생활의 리듬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삶을 조금은 가볍게 대하라고 조언합니다. 다른이들과의 비교와 평가에도 무관심해지라는 것입니다. 나는 나의 삶에 충실하고 그것으로 만족하면 이런 삶의 피곤함을 조금은 이길 수 있을것이라고 말합니다.
끊임없이 다른 이들과 비교당하고 그들의 가진것과 나를 평가하는 시선속에 사는 삶이지만 그 책임을 나에게 돌리지 말고 나를 사랑하는 것이 그런 강박증이나 삶의 피곤에서 벗어 나는 길이라고 조언합니다.
보통은 이렇게 나를 바라보며 힘겨워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보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이랍니다. 그래서 다른 이들의 책임으로 문제의 이유를 돌리지 못하고 모든 문제를 자신의 부주의나 잘못, 혹은 무능으로 돌려 버리기 때문에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책임을 느끼고 그로 인해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무책임하다면 그런 힘겨움을 벗어 날 수 있을지 모르는데 스스로 이런 책임을 다 지려고 하기 때문에 강박적으로 자신을 일에 몰아부치기도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힘겨워 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삶도 이런 강박(?)속에 신앙생활의 피곤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특별히 교회에서 성도로 사는 시간들은 더욱 착하고 신실한 사람이 되어야 하기에 더 피곤한 삶을 살게 됩니다.
말씀에 순종하는 삶, 다른 이들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려고 애쓰는 삶, 세상을 향해 선하고 정직하게 살려고 노력하며 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수고하는 삶은 모두 피곤합니다.
그런데 그런 삶이 정신과 의사들이 이야기하는 질병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우리를 그렇게 살도록 강권하시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피곤한 삶인줄 알면서도 기꺼이 그렇게 살기로 작정한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리스도인은 스스로 삶을 피곤하게 살기로 작정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대로 살지 않고 다른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내가 편해 하는 것이 아닌 어려워 하는 삶을 기꺼이 살기로 애쓰는 사람들 말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결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른 이들이 질병이라 부를 만큼의 삶을 살아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나는 그리스도인으로 피곤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 삶을 응원하시는 성령의 은혜와 능력을 구하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