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디옥 어르신들을 모시고 봄 나들이를 다녀 왔습니다. 벌링턴에 있는 꽤나 큰 식물원인 Royal Botanical Gardens를 하루 다녀 욌습니다.
여러개의 가든들이 각기 테마를 가지고 꾸며져 있어서 꽤 볼거리들이 많은 곳인데 아직은 날이 이른 모양이었습니다. 이른 봄꽃들은 이제 시간이 지난듯했고 남은 식물들은 아직 때가 이른 모양이었습니다. 넓은 라일락 가든도 이제 꽃들이 조금 피어나기 시작해서 다음주나 되어야 절정일 듯했습니다.
꽃은 그 피어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물론 다양한 꽃들이 시기를 나눠 피고 지기에 우리가 보기에 봄은 각종 꽃들이 만발한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그래도 작정하고 꽃구경을 하자면 조금씩 그 시기들이 달라 아쉽기도 합니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간 마당이라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좋은 날씨에 공원을 걷고 다니는 시간은 참 좋았습니다. 간간이 있는 꽃들은 저마다 하나님이 지으신 창조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있는듯하고 푸른 나뭇잎을 내고 있는 나무들은 이제 힘을 내 한 해를 살아가기를 준비하는 힘찬 소망이 있습니다.
저마다 연한 잎을 내는 낮은 풀들이나 허브들은 작지만 개성있는 모양으로 자기의 존재를 드러냅니다. 멀리서보면 다 비슷해보이는 풀과 꽃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각기 얼마나 특별하게 하나님이 만드셨는지 모릅니다. 참 아름답고 멋지게 만드셨습니다.
눈에 띄는 화려한 꽃들도 있지만 숲 그늘 아래 수줍게 핀 꽃들도 아름답습니다. 남들은 잡초라고 부르지만 그대로 들여다보면 세상에 다시없을 아름다운 꽃들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것들은 그래서 한가지씩 아름다운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아직 모르고 있거나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을 따름입니다.
나들이를 하면서 너무 꽃들을 바라고 걷기만 하는구나 생각합니다. 꽃들이 아니어도 나무며 풀들이 가진 아름다움과 그들이 만들어낸 싱그러운 공기, 그리고 그 푸르고 시원한 풍경은 그 자체로 너무 좋은데 말입니다.
꽃이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숲은 우리의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어 줍니다. 온통 화려한 색으로 알록달록하지 않아도 일정하게 녹색을 품어내는 나무들은 시원하기 그지없습니다. 지난 겨울 그 마른가지에서 잎이 나기를 손꼽아 기다린걸 생각하면 그 작은 잎사귀 하나도 사랑스럽습니다.
인생도 꽃이 피는 때가 있습니다. 화려하고 찬란한 꽃들이 피는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꽃이 지고 화려하게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시간이 자난 후 쑬쓸한 마음이 들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나의 가장 화려한 때는 찬란한 꽃이 피어 날 그 때였는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 때만이 나의 가장 아름다운 때는 아닙니다.
우리 인생도 역시 첫 걸음을 떼는 시절부터 원숙한 노년의 시기까지 각기 제 때에 걸맛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꽃이 피기 전에는 그 푸른 잎이 소망이되고 꽃이 지고나서는 그 뒤에 열리는 열매가 풍성한 기쁨이 됩니다.
조금은 화려함이 없고 평범해 보이지만 무리지어 선 나무들이 숲을 이루듯이 우리가 함께 사는 인생도 참 아름답습니다.
신앙생활도 그럴겁니다. 믿음으로 확실하고 신실하게 설 그때도 아름답지만 첫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그때부터 이제는 흔들리지도 않고 그 자리에 선 원숙한 믿음의 때도 좋습니다.
다만 그 어느 때에라도 내가 선 그 자리가 믿음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자리임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서로 힘이되고 격려가 되는 교회의 자리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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