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4 11:29

‘잘하고 있어!’

조회 수 8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inspiration-1136862_960_720.jpg

 



저는 어머니의 태중에서부터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해서 늘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 살았습니다. 덕분에 늘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았고 많은 어른들의 조언과 책망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러다보니 가금은 정말 듣기 싫은 말들도 있었습니다. “목사님 아들은 ~”으로 시작하는 말들이 그랬습니다. 저도 목회자가 되고 나서 가끔은 제 딸들에게도 같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도 좋은 말과 칭찬으로 격려하는 일을 잘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보게됩니다.

 

작년에 한국의 초록어린이재단이란 곳에서 100명의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집에서 수업을 듣고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어떤 말을 부모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지와 어떤 말을 가장 듣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자녀들이 듣기를 원하는 말과 부모들이 많이 하는 말 사이의 차이가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해서 나를 돌아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초록 재단은 먼저 자녀들에게 부모님께 가장 듣고 싶은 말을 조사했습니다다. 그 결과 1위 “사랑해”, 2위 “잘했어. 네가 최고야”, 3위 “고마워”라는 답변이 나왔다고 합니다. 자녀들은 사랑받기를 원하고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것을 지지해 주기를 바랍니다. 자기가 조금이라도 애쓴 것을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면 더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대답하기도 해습니다. 아마 이런 대답은 우리 자녀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말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어습니다.

 

두번째 질문은 코로나19로 집에서 들었던 뾰족한 말, 그러니까 듣고 싶지 않았던 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공부나 해라” “시끄러워” “조용히 해” “밖에 나가지 마” “너 코로나 걸린 거 아냐?” 등의대답들이 나왔습니다. 듣고보니 저도 자주 하는 말이 있는것 같아 찔리기도 했습니다. 부모의 걱정과 자녀들을 위해 하는 말이기는 해도 그들이 듣기에는 불편한 말들이었던 모양입니다. 


우리는 관계의 사람들입니다. 특별히 한국사람들의 성향은 다른 민족보다 훨씬 관계를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정이 많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남의 일에도 관심이 많기도 합니다. 서로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 한없이 좋다가도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그것을 깰만한 어떤 일이 있으면 그와 함께 속한 공동체에서 조차 함께 있는 것을 불편해 하는 정도가 아주 심한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이런 성향은 긍정적으로 작동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를 고립시키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을 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교회로 모으셨습니다. 우리가 연약하기 때문이고 우리가 함께 함으로 더 귀한 일들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회로 모인 공동체를 통해서 함게 예배하고 함께 그리스도인으로 자라갑니다. 서로 섬기며 서로 격려하면서 그렇게 하나님의 나라로 자라갑니다. 교회는 구원 받은 사람들의 공동체입니다. 서로 관계를 가지기 전에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사랑 받을 수 없는 자리에서 하나님의 한없는 사랑과 은혜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모여서 받은 사랑과 은혜를 서로에게 나누고 섬기는 곳이 바로 교회 공동체입니다.

 

앞선 기사를 읽으면서 또 어떤 책을 통해서 우리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면서 문득 우리 교회공동체가 서로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일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 별반 다르지 않을것 같습니다.

 

“잘 하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수고해 주셔서, 섬겨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하나님이 ...을 통해 위로해 주시는 것 같아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기도하겠습니다.(진심으로)”

 

사랑하는 런던제일교회 성도 여러분! 이 어려운 코로나 시대에 잘 하고 계십니다. 믿음을 지키는 것도 쉽지 않고 예배를 드리고 기도하는 일도 만만하지 않지만 그래도 다들 있는 자리에서 잘 하고 있습니다. 섬기시는 것을 통해 위로를 받고 전하는 작은 말들을 통해 용기를 얻습니다. 서로 조금씩 부족하고 힘든 부분이 있지만 격려하면서 하나님의 교회로 세워져 가기를 소원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않다고 하셨지만 선하고 좋은 말로부터 시작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1. 하늘이 푸른것은

    1. 요즘 하늘이 푸른게 가을이구나 생각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공기가 더 하늘을 푸르게 보이게 하는 모양입니다. 어쩌면 여름이나 가을이나 그 하늘의 푸르름이 다르지 않을텐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가을이 오는 것을생각하니 더 푸르게 느껴지는 것인...
    Date2021.10.06
    Read More
  2. 하나님의 지혜가 아니고서야

    2020년 1월에 영국 가디언지에 특이한 기사가 개재되었습니다. 미국 와이오밍주에 있는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 늑대 복원 25년을 맞이해서 그 결과에 대한 여러 인터뷰 기사를 낸 것입니다. 엘로스톤 국립공원은 지난 1...
    Date2021.09.28
    Read More
  3. ‘잘하고 있어!’

    저는 어머니의 태중에서부터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해서 늘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 살았습니다. 덕분에 늘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았고 많은 어른들의 조언과 책망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러다보니 가금은 정말 듣기 싫은 말들도 있었습니다. &ldq...
    Date2021.09.14
    Read More
  4. 우리를 쓰시는 이유

    하나/믿음의 사람들의 연약함 예전에 읽었던 글에서 만약 당신이 하나님께서 쓰실만하지 못하다고 느낄때라면 성경의 인물들을 생각해 보라는 글을 생각합니다. 노아는 술에 취했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약속의 아들을 낳기에 너무도 나이가 많았습니다. 야곱은...
    Date2021.08.31
    Read More
  5. 겉과 속이 같은 삶

    하나/겉과 속이 다른 것들 요즘 한국에서 과일무라는 것이 있는 모양입니다. 원래는 중국 북경지방에서 자라던 ‘청피홍심무’라는 품종을 한국에서 개량해 ‘수박무’ ‘과일무’로 생산하고 있는 무의 일종인데 그 당도가 일...
    Date2021.08.10
    Read More
  6. 올림픽을 보며

    하나/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보며 올림픽에서 경기하는 선수들은 4년에 한번 열리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며 훈련을 했는지 모릅니다. 비록 순위가 결정되어야만 하는 경기이지만 각자가 흘린 땀과 수고는 결코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
    Date2021.08.06
    Read More
  7. 하나님의 나라가 의심될 때

    하나/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며 하나님의 나라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언제나 큰 관심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다스리시고 통치하시는 나라야 말로 우리가 꿈꾸며 소망하는 나라일테니 말입니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성도들의 삶 가운데 임하였으며 ...
    Date2021.07.27
    Read More
  8. 행복에 대하여

    하나/일상에서 찾는 행복 나태주시인은 ‘행복’이란 시에서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과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외로울 때 혼자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일상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
    Date2021.07.18
    Read More
  9. 믿음은 보이지 않는다

    하나/보이지 않는 믿음 예수님은 당신이 다시 오실 때에 이 땅에서 믿음을 보겠느냐고 말씀하십니다. 아마도 지금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다면 그 말씀이 그대로 수긍되는 시대일 것입니다. 지금이 아니어도 세상은 믿음의 사람들을 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
    Date2021.07.06
    Read More
  10. 가상칠언(架上七言)

    하나/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눅 23:34)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를대속하시기 위해 죽으시면서 가장 먼저 하나님 아버지에게 죄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드리셨습니다. 눈 앞에서는 당신을 십자가에 못박고 조롱하는 무리들의 죄를 용서해 주시...
    Date2021.03.2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60 Next
/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