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5 12:35

고집과 믿음

조회 수 14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amish-1728517_960_720.jpg

 

가끔 TV를 보다가 보면 100년이나 혹은 50년씩 전통을 지키며 장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됩니다. 옛날 음식맛을 지키기 위해서 어머님이 전해주신 방법을 따라 수고스럽게 음식을 하고 고집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보면 한편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다가도 너무 수고스럽겠다는 안스러움도 생깁니다. 그렇게 고집스럽게 일을 하시느라 굽은 등이나 아픈 손가락은 훈장으로만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에서도 그런 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비교적 기간을 짧다하지만 자기가 시작한 자리에서 계속해서 식당을 하는 곳들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고 그런 곳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딱히 색다른 것은 아니지만 한국 시골에 있는 할머니 밥집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런 식당들조차 코로나 펜데믹 상황을 피해가지 못한다는 뉴스가 들려 마음 아프기도 합니다. 

 

캐나다를 처음 왔을 때에 처음 장로님이 함께 나들이 하게 해 주신 곳이 있습니다. 세인트 제이콥이란 마을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에 정착해 살고 있는 메노나이트 사람들의 공동체가 있는 동네입니다. 아직도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자기들의 신앙 고백을 따라 전통을 지키며 문명을 거부하거나 느리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입니다. 온타리오에 와있는 메노나이트 사람들은 유럽 독일이나 스위스등 지역에서 신앙을 위해 신대륙으로 온 사람들의 후손들입니다.

 

메노나이트는 재세례파로도 불리는데 종교개혁 당시 조금 더 급진적인 개혁파들로써 당시 국가와 카톨릭이 구별되지 않는 유럽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독립하기를 선언한 사람들입니다. 그들만의 공동체를 만들고 세금을 내거나 국가 교육을 거절하고 자기들만의 학교를 통해 교육하고 전기나 자동차등도 비교적 사용하지 않으면서 농사와 목수일등 육체를 가지고 노동하는 일에 가치를 두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북미대륙에 이주한 18세기 무럽부터 지금까지 자기들의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들의 신앙이 오히려 문화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그들이 가진 고집과 고백은 한번 깊이 돌아볼 가치가 있습니다. 

 

예레미야서 35장에 보면 레갑자손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님은 이들을 칭찬하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십니다. 예레미야에게 그들을 초청해서 식사를대접하고 축복하며 그들을 통해 이스라엘을 교훈하게 하십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모든 삶을 다 칭찬하시거나 그들의 삶을 따라 가도록 말씀하고 있는 것은아닙니다. 그러나 한가지 그들이 그들의 조상인 요나답의 말을 지켜 순종하는 자세를 높이 보십니다.

 

적어도 그들은 변화하는 세상이라는 곳에서 선조의 말씀이라는 것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어서 하나님의 말씀에 뿌리 내려 살아가야 하는 이스라엘에게 교훈이 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흔들리는 세상에 뿌리내려 살아가야 할 이스라엘이 자기들의 생각대로 말씀을 불순종하고 자기의 생각대로 변해가는 것은 지혜로움이거나 문화가 아니라 불순종임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이런 고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앞선 레갑자손들이나 메노나이트 사람들 처럼 전통을 지키고 신앙을 지키기 위해 이 세상의 문화와 변화를 받아 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내가 뿌리내려 살아가고 있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인지는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때로는 그것이 고집처럼 보이거나 시대에 뒤떨어지는 삶인 것 같아 보인다 할지라도 믿음으로 지켜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너무도 빨리 변하고 너무도 쉽게 흔들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끔은 느리고 고집스럽게 자기들만의 삶을 살아가는 메노나이트 사람들을 보면서 내 신앙의 고집과 고백이 그런 이들의 고집보다 더 못하지는 않은지를 돌아봅니다. 기대하기는 조금씩이라도 내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알아가는 열심이 나를 확고한 믿음에 서게 하기를 원합니다. 조금씩 말씀에 순종하는 나의 삶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말씀 위에 단단히 뿌리 밖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 캐나다 땅에서 한국어로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하면서 우리의 자녀들에게 과연 나의 믿음을 물려주고 흔들리지 않도록 말씀에 뿌리 내린 삶을 보여 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에게 주신 자녀들이 고집스럽게 말씀에 뿌리내리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1. 시간을 잊었을 때

    작년 3월경에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롬브리브스 동굴’에서 딥 타임(Deep Time) 연구 프로젝트라는 실험이 있었습니다. 실험 기획자이자 책임자인 크리스티앙 클로가 이끄는 15명의 남녀 참가자가 40일동안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동굴 안에서 ...
    Date2022.10.11
    Read More
  2. 길을 잃었을 때

    산행을 하다가 조난 당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조언과 글들을 보면 몇가지 중요한 이야기들을 합니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만하지 않는 것과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몇가지 상식들을 알려주는데 대부분은 지...
    Date2022.09.28
    Read More
  3. 감동할까? 부러워할까?

    요즘과 같이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에는 참 여러곳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예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을 먼나라 이야기에서부터 어떤 사람들의 사소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들까지 보고 들으려고 하면 얼마든지 많은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Date2022.09.06
    Read More
  4. 자녀를 위한 눈물

    한국에서 청년사역을 하는 후배목사로부터 지금 청년들이 처한 상황과 모습이 너무도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어느때보다 부유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어느때보다 가난한 세대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가지고 태어난 형편을...
    Date2022.09.03
    Read More
  5. 고집과 믿음

    가끔 TV를 보다가 보면 100년이나 혹은 50년씩 전통을 지키며 장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됩니다. 옛날 음식맛을 지키기 위해서 어머님이 전해주신 방법을 따라 수고스럽게 음식을 하고 고집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보면 한편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다가...
    Date2022.08.25
    Read More
  6. 그래도 괜찮아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괜찮아!”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나 책, 그림이나 공연들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전혀 괜찮지 않은 세상과 삶을 지나고 있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할것입니다. 요즘 청년들에게 많이 하는 말이 괜찮다는 위로이고 그래도 힘...
    Date2022.07.30
    Read More
  7. 세대를 넘어서

    최근에 MZ세대라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정확히는 1980년대에서부터 2000년대에 태어난 세대들을 아우르는 말이지만 최근에 이전 세대와 다른면이 있는 세대들을 일컬어 말하는 단어로 쓰입니다. 이 전에도 각 시대를 따라 X세대니 신세대니 하는 말들이 있었...
    Date2022.07.10
    Read More
  8. 의미없는 삶은 없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유명한 영화배우인 찰리 채플린의 말입니다. 그는 이런 생각을 자기의 영화 가운데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사회라는 전체 안에서는 발전과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이를 위해 수고하고 노...
    Date2022.07.06
    Read More
  9. 아버지의 부재(不在)

    삶을 살아가면서 아버지의 자리는 참 어렵고도 쉽지 않은 자리입니다. 더군다나 성공적(?)으로 그 역할을 해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아버지는 있고 또 대부분의 남자들은 아버지가 됩니다. 생물학적으로든 아니면 사회적으로든 아버지의 역할은 ...
    Date2022.06.28
    Read More
  10. 은혜는 관계를 통해 얻게된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교회에서 함께 예배 드리고 한 마음으로 찬양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그 시기가 지나가면서 여전히 우리는 함께 하는 것과 직접 참여하는 일에 조금은 소극적이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6월이 되면...
    Date2022.06.2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60 Next
/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