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홍콩의 영화중에 “화양연화”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잘 모르지만 그 제목이 말하는 의미 때문에 깊이 인상이 남았습니다. 제목의 뜻은 ‘인생에서 꽃과 같이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누구든지 자기 인생에서 아름다운 시간을 가지고 있고 그 때의 기억이 또 다른 삶의 에너지가 디기도 하는 것을 봅니다.
다른 의미로 인생에서 가장 인상깊은 시간을 생각해봅니다. 내가 살면서 가장 긴장했던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시간들은 삶에서 특별한 전환점이었거나 의미를 가진 시간들이었습니다.
대학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다른 학교에 들어섰던 때에는 내 인생이 불과 하루 보는 시험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생각에 허탈하기도 하고 한없이 긴장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군대에 들어 가던 날의 긴장은 두려움과 사회로부터의 분리라는 낮선 경험이었고 결혼식의 긴장과 분주함은 소중한 시간을 정신없이 보낸 아쉬움이 되어 남아 있습니다. 첫 아이를 얻던 날에는 초조함과 불안함이 아이를 안고서는 그 손가락 발가락을 세던 어리숙함으로 기억됩니다. 목사로 안수받으며 가진 커다란 부담과 감격은 담임목회자로 위임하던 시간의 기억으로 연결이 됩니다.
각각의 시간이 선명하게 머리에 남아 있으면서 그 때가 나의 삶을 조금씩 변화시킨 때였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시간이 진면서 익숙해지기도 하고 게을러지거나 조금은 성숙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마음을 다잡을 때면 그 생경하고 긴장이 되던 때의 기억을 더올려 봅니다. 그때의 다짐과 결심을 생각하면 지금 오늘의 삶을 점검하게되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인생은 각각의 시간에 흔적을 남깁니다. 때로는 좋은 기억만 남아 갈수록 연약해지고 지쳐가는 시간의 야속함을 생각하게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 때의 미숙함을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성숙해 지기도 한 것을 봅니다. 지난시간을 교훈으로 삼기도 하고 그 때의 추억을 에너지로 삼기도 하면서 우리는 또 새로운 하루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스도인으로 나의 삶은 어떤 흔적들로 채워지고 있는지를 생각해봅니다. 가장 긴장이 되었던 시간과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떠올려 봅니다. ㅇ마도 둘 다 아직은 오지 않았겠다 생각됩니다. 내 인생에거 가장 긴장이 되는 순간은 아마도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설 때일 것입니다. 물론 예수님의 보혈로 허락하신 구원의 확신이 있지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온 삶을 들고 선다고 생각하면 부끄럽고 죄스러운 마음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시간도 아직은 오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죄인된 욕심과 욕망을 가지고 사는 육신은 반드시 하나님 앞에서 영화로운 육체로 변화될 것입니다. 그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일 것입니다.
오늘은 그 아름다운 시간을 준비하는 시간이자 가장 긴장되는 그 날을 예비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써 그의 교회로 부르심을 받은 자로써 오늘을 살아갑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들 속에서 인생의 한 장면을 남기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을 기뻐하는 시간으로 말슴에 순종하여 주신 은혜에 감격하는 순간으로 말입니다.
주변에 나무들은 가장 화려한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미 떨어져 버린 낙엽들과 찬란하고 화려한 단풍의 시간들을 지나지만 이것으로 끝이 난것은 아닙니다. 겨울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줄기에 물이 오르고 새로운 잎이 날 것입니다. 다시 허락하신 한 해를 살아 갈 것입니다. 그래서 이 가을에 찬란하고 아름다운 한 때를 미련없이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게 주어진 한 해를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또 새로운 해를 허락하시고 새로운 날들을 주실것을 믿음으로 오늘을 살고 반성하고 돌아보며 새로운 날을 준비합니다. 그 하루와 한 해의 시간이 나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들로 채워져 가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 앞에 설 때까지 그렇게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하루를 살아가게 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