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신학자이자 뉴욕 리디머교회를 개척하고 사역했던 티모시 켈러(Timothy Keller)목사님은 지난 2023년 5월 19일 72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셨습니다. 그는 약 3년 간 췌장암으로 고생했지만, 암이 그의 기도 생활에 혁명을 일으켰으며 다시 그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고백하기까지 했습니다. 그의 아들 마이클(Michael)의 말에 따르면 그는 죽기 이틀 전에 큰 소리로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저는 수년 동안 저를 위해 기도해준 모든 사람으로 인해 감사합니다. 저를 사랑하는 가족들로 인해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베풀어주셨던 시간에 감사합니다. 그러나 저는 예수님을 만날 준비가 되었습니다. 저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예수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저를 집으로 보내주세요!”
팀 켈러 목사님의 고백은 그의 저서와 사역 가운데서도 이미 나타났던 것입니다. 그는 함께 친밀하게 사역했던 존 파이퍼 목사님과의 마지막 몇년의 대화 속에서도 믿음의 후배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고백을 이렇게 전했다고 합니다.
누가복음 10장 20절 말씀을 통해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큰 위로를 받으면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이런 기쁨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합니다.
“그러나 귀신들이 너희에게 항복하는 것으로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 하시니라”
우리의 가장 큰 기쁨은 내가 무엇을 멋지게 해내거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했기 때문이기 이전에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셔서 구원하고 하나님의 생명책에 내 이름을 기록해 주신 것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마지막에 남긴 고백들은 모두 큰 울림과 묵상의 제목을 줍니다. 팀 켈러 목사님 처럼 동시대를 살아가던 믿음의 사람이 하는 고백은 조금 더 깊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잘 알고 있으며 나의 설교 가운데도 늘 결론과 같이 전하게 되는 고백입니다. 그러나 나의 삶의 세밀한 자리에 나아가면 과연 그런 고백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에 질문이 많습니다.
하나님이 그의 사랑하는 독생자 예수님을 나의 죄를 사하시기 위해 보내 주셨고 이를 믿도록 부르셔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 기쁨을 다른 무엇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까?
문제는 여전히 육신에 경험되는 것들이 나의 기분을 좌우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나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들은 의외로 아주 사소한 것들입니다. 반대로 내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들 역시 자주 사소하고도 육신에 속한 것들일 때가 많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누리는 기쁨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곳으로 가는 여행보다 그 기쁘고 즐겁기를 바랍니다.
내 영혼에 주신 기쁨은 이 세상의 다른 어떤 것들과도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빨리 자주 체험하게 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나의 마지막 고백 역시 다른 믿음의 사람들과 비슷해 지기를 소원합니다. 아쉬운 것들과 억울한 것들이 가득한 마음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며 누리게 되는 기쁨과 감사가 나의 시간을 채우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이 나에게 채워지면서 내가 말하고 먹고 살아가는 시간들이 그 기쁨을 드러낼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들이 추상적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의 실생활 속에서 아주 단순하게 드리는 감사와 내 입술에 나오는 찬양과 기도를 통해 누리는 기쁨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여름입니다. 뜨거운 태양과 푸르게 자라는 나무들 속에서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 사실을 묵상하며 기뻐하는 시간들이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