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tiago de Compostela라는 도시의 이름을 기억합니다. 보통은 싼티아고 순례길이나 싼티아고 가는 길로 들어본 적이 있는 그 길의 마지막 목적지가 되는 도시의 이름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싼티아고 순례의 길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더니 지금은 누구에게는 인생의 버킷 리스트가 되고 또 누구에게는 삶의 전환점이 되는 길이 되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찾았고 또 여전히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이 길은 이제는 종교적인 의미에서 순례의 길이라기 보다는 삶을 멈추고 한번 쉼의 시간, 혹은 도전의 시간을 가져보는 의미가 더 커진 길이 되었습니다.
종교개혁자인 당시 카톨릭에서 행해지던 순례를 “바보들의 작품”이러고 까지 말했습니다. 당시에는 순례를 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나의 공로를 쌓는 것이거나 나의 죄를 속죄하는 고통을 감내하는 길이라 여겨 졌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같은 의미를 담아 이 길을 걷는 이들도 있지만 오히려 트레킹을 하듯이 긴 길을 조용히 걸어보려고 하는 이들도 많아졌습니다.
많은 이들이 걷는 것의 유용함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인에게는 이 걷는 행위가 점점 줄어 들었기 때문에 최근에는 일부러 걷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어딘가를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걸어야 하는 삶이었다면 이제는 건강을 위해서 차를 타고 어딘가로 가서라도 걷고자 애쓰는 시대를 살아갑니다. 아마도 성도들 중에서도 매일 걷기 운동을 하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걷는 것은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개념뿐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며 어딘가 벽에 막히고 어려움에 빠질 때에 우리는 정처없이 걸음을 옮기게 될때가 있습니다. 강가이든 산둘레의 길이든지 뚜렷한 목적지가 없이 그저 조용히 걷는 일에만 몰두하다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평안을 얻게 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순례의 길을 걷는 것은 조금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순례자들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목적을 가지는 순간 길을 걷는 행위가 주는 유익을 빼앗길 확율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저 걷는 길과 시간에 집중하고 보이고 들리는 것에 마음을 주다보면 그 안에서 그동안을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생각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 길은 꼭 싼티아고를 가는 길이거나 어디 이름있는 둘레길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입니다.
집 주변에 있는 길을 걷고 어느 이름 모를 산 주변에 있는 길을 걷더라도 내가 살아가는 속도를 늦추고 늘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들로 부터 잠시 떨어질 수 있다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유독 도시보다는 시골과 비슷한 캐나다 런던의 삶을 살아갑니다. 조금만 발을 옮기면 강변의 산챡로에 서기도 하고 곳곳에 있는 공원 길을 걸을 수도 있습니다. 집 주변에도 걷다가보면 나무 그늘 아래를 지나면서 이웃들의 화단이나 정원을 구경하게 되기도 합니다. 봄이면 꽃들을 보고 무성한 나무잎 아래를 지나는가 하면 또 바로 나뭇잎들이 물들어 가는 시간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 모든 시간들 속에서 기도와 생각을 나누기를 바랍니다.
나의 삶을 묵상하고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다면 우리 집 주위를 걷는 그 길이 결코 싼티아고를 향해 걷는 순례길만 못하지 않을 것입니다. 매일 우리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조금씩 어딘가를 향해 걸어갑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 위에서 하나님을 묵상하고 삶을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뚝 떨어진 어디에서가 아니라 일상의 삶을 살아가면서 그 길이 하나님을 기뻐하는 길이며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길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