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동안 한국 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녀가 특별히 한국인이기에 우리들에게 주는 의미는 더 큰 것 같습니다.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덕분에 다시 인문학 책을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최초의 동양인 여성의 수상이란 면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간혹 노벨문학상이 독특한 의미를 전하는 수상자들이 있었습니다. 2016년의 노벨문학상은 미국의 가수 밥 딜런이 받았습니다. 그는 문학을 쓰지 않았음에도 노벨문학상을 받은 다섯번째 사람이기도 합니다.
세상은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이들을 기억합니다. 그들의 실력이나 작품들이 누가 보기에도 탁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들의 생각과 고민들을 알아보고 그 긴 시간에 상을 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문학일는 분야를 특정해서도 그들이 노벨상을 받기 위해 글을 쓰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자기의 고민과 생각을 잘 갈무리해 내려고 애쓰는 것이고 그런 수고와 애씀을 사람들이 읽어 내는 것일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꼭 문학작품을 쓰는 작가가 아니어도 한 분야에서 자기의 시간과 열심을 들여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거나 살아가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것이 두드러진 결과를 만들어 내거나 다른 이들이 보기에 멋진 결과를 이루어 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해도 각자의 수고와 열심은 그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문을 통해 시를 소개하고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던 문학평론가 장영희교수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청춘이 아름다운 것은 이제 곧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봄도 그러하지요. 하지만 봄이 지나고 여름, 가을, 겨울 ..... 어느 계절이든 화려하고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없습니다.” “청춘은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청춘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의 내 계절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 아름답습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모양으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또 우리의 시간은 그 시기마다 각기 다른 모양으로 우리를 지나갑니다. 그 안에서 우리의 삶은 각기 다른 색과 모양으로 아름답게 물들어 갑니다.
세상의 평가와 시선에 마음을 쓰다보면 내가 살아가는 삶이 나의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기준에 따라 변해 갈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 열심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정작 나의 색깔을 담아내는 삶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각기 다른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나고 자란 시간과 공간이 다르고 우리의 성품과 언어도 다릅니다. 우리는 다 하나님이 귀하고 독특하게 만드신 존재들입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순위를 메기고 서로를 평가하려고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하나님 앞에서 있는 그대로의 우리로 평가하십니다. 하나님과 나 사이에 다른 어떤것도 끼어 들지 못할 것입니다.
나의 삶은 오직 하나님 앞에서 평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시간속에서 그 은혜를 따라 내게 주어진 시간을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조금 다른 모양과 색을 가지더라도 하나님께 드리는 고백을 담아 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다른 이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하나님 앞에서는 나의 삶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칭찬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삶에 순위를 메기시거나 경쟁을 통해 커트라인을 정하시는 분은 아닙니다. 오히려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시고 그 나름의 삶을 존중해 주실 뿐 아니라 혹 실패해도 다시 돌이키도록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이 가을을 지나면서 나에게 주신 시간을 하나님 앞에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 가는지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기왕이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삶의 모양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