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는 윤회사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인생은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생에서 잘 살면 다음 생에도 인간으로 조금 더 나은 삶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러나 죄를 짓거나 나쁜 삶을 살면 다음 생은 벌레로 태어나거나 동물이 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다시 삶을 살 기회가 있어서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결코 반복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삶이 반복되지 않음에도 우리의 삶은 어딘가 모르게 반복되는 패턴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을 봅니다.
1939년에 나온 코메디영화 “모던타임즈”는 찰리 채플린의 대표작 중에 하나입니다. 산업화된 자본주의의 삶과 대공황 이후의 삶을 코메디로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 처음에는 주인공이 공장에서 나사를 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은 전혀 쉴 틈이 없고 반복적으로 같은 동작을 하며 일에 매몰되어갑니다. 결국 그런 일상이 사람을 아프게 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할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현대화된 사회는 인간이 마치 기계의 부품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같은 패턴으로 삶이 돌아가고 그 안에서 개인은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느라 바쁜 삶을 살아갑니다. 어디쯤 멈춰 서보려고 하지만 멈추는 순간 나의 삶이 흔들리게 되는 것을 봅니다. 문제는 이것이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도 비슷합니다. 아니 사회구조가 그렇기에 그 안에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계속해서 달리는 자전가와 같은 삶을 살게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잘 가는 것 같아도 멈추는 순간 자건거는 넘어지게 됩니다. 무엇인가 지탱해줄 것을 찾지 못하면 넘어지는 것이 멈춘 자전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누군가, 혹은 어떤 시스탬에 의해 도움을 받지 않으면 분주하게 살아가는 삶의 일상을 멈추어 설 여유를 가지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한번 곰곰히 앉아 생각해 봅니다. 우리들 중 누가 현재 살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삶을 향해 걸음을 옮길 수 있을까요?
아마도 용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조금은 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게 가지는 지혜도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분주하고 복잡한 일상은 자주 우리의 시선과 생각은 좁게 만들고 깊이 묵상하고 생각 할 시간을 내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억지로라도 잠시 숨을 고르고 나의 삶과 고민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개인으로 하나님을 닮은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각기 모양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며 가진 재능이나 상황도 다르지만 모두가 그 나름대로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창조적으로 결정하고 주체적으로 살아 갈 힘이 있습니다.
빠르게 달리는 자건거를 멈추는 것은 꽤 용기가 필요합니다. 모든 세상 사람들이 비슷한 속도로 달리고 있고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보다 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중에 나는 잠깐 멈추어 주위를 둘러 본다는 것은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그래도 우리가 가는 걸음이며 삶은 온전히 단 한번 하나님이 맡기신 걸음을 걷는 것입니다. 다른 세상의 큰 소용돌이에 휩싸여 걷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삶입니다.
지금까지 분주하고 빠르게 걸음을 걸었다면 이제 한 번쯤 멈추고 내가 선 자리가 어디인지를 돌아 보면 좋겠습니다. 다시 살게 않을 인생을 어떤 곳을 향해 달려왔고 어디를 향해 걷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하나님이 부르시고 교회가 되게 하신 뜻을 묵상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길을 어떻게 걸을 것인지를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아마 모던 타임즈에 나온 주인공 같이 내게 주어진 역할과 일을 최선을 다해 하는 것도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자리를 떠나 무엇인가 소망을 향해 출발하는 마지막 장면의 주인공과 같이 내 인생이 향하는 걸음에 대해 한번 진지하게 묵상해 보는 것은 아름다운 일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가 특별한 존재로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를 같은 모양으로 만들지 않으시고 각기 다른 모양, 다른 성품과 특징을 가지고 살도록 만드셨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과 이 시간을 살아가는 나의 인생이 누구보다 특별하고 아름답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이 응원하시는 그런 아름다운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