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2 09:00

가난한 마음과 감사

조회 수 183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감사.jpg

 


사람들은 주로 감사를 하게 될 때 그 이유에 주목하게 된다. 내게 무엇인가 도움을 주거나 유익을 주었음에 감사하고 나를 사랑하며 품어 주었음에 감사한다. 그래서 주로 감사는 내가 풍요로울 때 나오는 법이다.

 

사람이 가난하게 되었을 때에는 물질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마음이 가난하게 되었을 때에는 오히려 신중하게 된다. 섣불리 말하지 않고 조심하게 된다. 내가 살아온 시간들에서 성과가 없거나 어려움을 격게 되면 우리는 마음이 가난해진다. 아니 겸손해 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저 가난한 마음이라고 해서 누군가에게 사랑을 베풀 수 없다거나 나누어 줄것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내것을 자랑할 것이 없다는 의미이다. 내가 가진 것이 많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자랑할 것도 없으며 그러다보니 말이 줄어 드는 것이다. 말을 많이 하지 않으면 우리는 더 많은 시간 듣게된다. 들을 때에 낮아진 마음이 있다면 들음은 경청으로 바뀔 수 있다.

 

인생에서 어려움을 겪은 이들은 그래서 다른 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줄줄 안다. 그냥 지나갈 이야기들에도 귀를 기울이고 함께 그 이야기 속에서 위로하며 격려를 할 줄 아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 준다는 것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격려를 주는지 모른다. 굳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도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경청해 주는 이들에게 우리는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된다.

 

나는 얼마나 자주 듣기보다 말하는 것에 열심을 내는 존재인지 모른다. 특별히 더 말씀을 나누는 목사의 삶에서 그러하다. 그래서인지 다른 이들을 향해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는 것이 더 많이 요구된다. 마음을 다해 신실하게 사람을 대하는 것은 그가 하는 말을 더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참 쉽지 않은 일인것을 절감한다.


어쩌면 우리가 남의 말을 잘 듣지 못하는 이유는 그렇게 내가 할 말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들에게 나의 생각을 가르치려 드는 태도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아니면 굳이 가르치지 않는다 해도 그들이 하는 말 보다는 내가 할 말들이 더 중요하거나 관심이 가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이들의 말이 나의 생각과 같이 중요하게 느껴지거나 나의 관심을 끌게 되기까지 얼마나 훈련과 시간이 필요한 것일지 모른다. 그래서 의무감이 아니라 사랑과 공감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다.

 

성경은 자주 겸손을 말한다. 나는 그것이 마음이 가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것을 자랑하거나 내세우지 않는 것이며 나의 것을 가르치는 것에 힘을 쏟지 않는 것이다.

 

이 겸손과 가난함은 결코 배우는 자세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가장 겸손한 삶을 사신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배우신 것이 아니라 그들을 가르치셨고 구원하셨다. 가장 낮은 자리에 서셨지만 사람들은 그로부터 배움을 얻었다. 겸손함과 가난함이 결코 지식 없음이나 능력 없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가난함이 내게 있기를 원한다. 누군가의 말을 깊이 들을 줄 알며 나아가 그들에게 격려와 위로를 건내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그저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 내는 사람으로 서서 내 말과 지식을 조심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늘 감사하는 사람이고 싶다. 나의 연약과 부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를 참아내시며 그런 나를 하나님의 자녀로 세워 놓으신 하나님을 향해 감사하는 사람이기를 원한다. 아니 감사한다.

 

나에게 무엇이 주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여전히 겸손하지도 가난한 마음을 가지고 살지도 않는 나를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런 나를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는 일에 세우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혹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고 해도 나는 감사할 것이다. 이미 하나님은 나의 구원자이시며 주권자 이시기 때문이다. 이미 용서하셨으며 사랑하셨고 또한 그렇게 기다리시며 은혜를 베푸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1. 아버지의 선물

    인터넷에서 읽은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비록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기사로 소개한 것입니다. 라이언 화이트(Ryan White)라고 하는 소년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라이언 화이트가 열 세 살 때에 혈우병을 앓다가 수술을 받게 되었습...
    Date2012.10.31
    Read More
  2. No Image

    죄악 가운데서 얻은 은혜

    주보에 싣기 위해 시를 찾다가 만난 김기대목사님이란 분의 글에서 예전에 보았던 영화 “PRIEST”에 대한 글을 읽게되었다. 그 영화가 가진 여러 측면과 문제제기에 대해 깊이 고민했던 기억이 떠올라 주의깊게 읽게 되었다. 목회자로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하...
    Date2012.10.31
    Read More
  3. 가난한 마음과 감사

    사람들은 주로 감사를 하게 될 때 그 이유에 주목하게 된다. 내게 무엇인가 도움을 주거나 유익을 주었음에 감사하고 나를 사랑하며 품어 주었음에 감사한다. 그래서 주로 감사는 내가 풍요로울 때 나오는 법이다. 사람이 가난하게 되었을 때에는 물질이 없어...
    Date2012.10.12
    Read More
  4. “가장 좋은 음식을 함께 먹는 사람들”

    사람마다 각기 가진 습성과 성품이 다른 것은 참 신비로운 일입니다. 각기 비슷한 면 한구석을 가지고 있는가하면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아는 나와 진짜 내가 전혀 다르다고 말합니다. 아마 나도 다른 이...
    Date2012.10.03
    Read More
  5. No Image

    “The Final Word”

    여러분과 저, 우리는 무척이나 많은 불완전한 언어를 사용하지요. 우리가 말하는 소음은 때로 들을만한 가치가 없는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지혜가 당신의 사랑을 우리에게 소통하고자 하셨을 때 그 분은 단한번의, 최종적인, 완전한 말씀으로 우리...
    Date2012.09.26
    Read More
  6. 기다림이 그리움으로

    누군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종이에 그리는 것은 그림이라 하고, 마음에 그리는 것은 그리움이라고 한답니다. 글로 그리고 그저 생각으로 기다리는 기다림은 평범한 인생이고, 마음으로 그리고 확신으로 기다리는 기다림은 구원을 이루...
    Date2012.09.19
    Read More
  7. 오르고 내리기

    산을 타는 사람들의 말이 산에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을 조심하라고 한다. 그와같이 어떤이는 우리네 삶에서 어딘가를 향해 오르기보다는 내려오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힘쓰고 애써서 오르려고 노력할땐 사는 삶에 열심을 더할 수 있지만 그 자리에서 이...
    Date2012.09.13
    Read More
  8. 감사하는 삶

    2007년 9월 18일, 말기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카네기멜론대학교 컴퓨터공학 교수 랜디 포시(47)가 피츠버그 캠퍼스에서 ‘마지막 강의’를 했습니다. 학생과 동료 교수 등 400명을 앞에 두고 펼친 고별 강의는 유쾌한 웃음으로 시작해 이내 뜨...
    Date2012.08.24
    Read More
  9. 나의 어깨를 붙잡아 주는 아버지

    얼마 있지 않아서 올림픽이 시작되는 모양입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으로 또 많은 사람들은 즐거워하기도하고 밤을 지새우기도 할겁니다. 그저 인간이 그 육체 하나만으로 그려내는 이야기들은 보는 우리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우리...
    Date2012.07.24
    Read More
  10.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名可名非常名 : 사물에 그 이름을 붙일 수는 있지만 그 이름이 그 사물의 본질을 늘 온전하게 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노자 요즘 나를 슬프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굳이 많은 말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가 사는 이 땅을 바라보면서 나의 삶을 돌아보...
    Date2012.07.2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 60 Next
/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