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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스부르크에서 발견된 기도


주님,

좋은 뜻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만 기억하지 마시고
악의를 품고 있는 사람들도 기억하소서.

하지만, 그들이 저희에게 준 고통만을 기억하지 마시고,
그 고통으로 인해 저희들이 얻게 된 열매인
저희들의 우정과 충성심, 겸손함과 용기, 관대함
그리고 이 모든 고통을 통해 성장한
저희들 마음의 위대함도 생각하소서.

그리하여 마지막 심판 날에 저희가 맺은 이 모든 열매들이
저희에게 고통을 준 그 사람들을 위한
용서의 제물이 되게 하소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라벤스부르크에 존재했던 수용소는, 오랜 시간에 걸친 중노동, 혼잡하고 쥐가 들끓으며 난방이 없는 건물, 극소량의 식사, 잔인한 경비병, 몸이 허약하거나 말을 듣지 않는 죄수들을 처형하는 가스실이 있던 곳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모두 9만 6천여 명의 어린이와 여성이 이곳에서 희생되었다.)


 

이런 기도문을 대할 때 마다 참으로 놀라운 그들의 마음을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은혜가 되며 도전이 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저들에 비추어 나의 믿음은 과연 어떨까하는 자괴감이 들기도합니다. 같은 마음을 설교하는 사람으로 그 마음의 무거움이 나를 누르기 때문일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글을 대하면 극소수에 불과한 마음이라고 치부해버리거나 조금은 과장된 표현으로 이해하려고합니다. 아마도 우리가 가진 정서로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일겁니다. 그래서 차라리 저들의 고백이 안간힘을 써 표현해 낸 고백에 불과하다고 생각함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해도 저들의 기도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또한 놀랍습니다. 마치 예수님의 기도와도 같이 스스로의 환경을 바꾸거나 원망하는 기도 이전에 그 안에서 누리는 은혜를 바라보며 원수들을 향한 긍휼의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관찰자는 필연적으로 피관찰자가 되고만다”는 영적인 명제를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말처럼 판단하는 그대로 자기도 판단을 받는 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그저 내가 누군가를 판단하면 나도 누군가에게서 판단을 받는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누군가를 관찰하고 그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그로부터 객관적으로 떨어져 나와야합니다. 그를 관찰하고 평가하는 자리에 서는 순간 그와의 관계는 조금씩 객관적이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떨어진 자리에서 나를 포함하지 않은 그를 판단하게되면 그들은 나에게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기도한다는 것은 객관적인 관계를 나의 친밀한 관계속으로 끌어 들이는 것입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들의 문제나 형편을 살펴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어려움 안으로 들어가 함께 고민하고 고통하며 기도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앞에서 본 것처럼 나에게 악행하는 이들에게도 철저하게 객관적이지 아니하고 그들 안으로 들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그러했습니다. 인간들을 평가하고 심판하는 자리에만 서 계시지 아니하고 우리 안으로 들어 오셔서 우리와 함께 슬퍼하시고 아파하시며 그 죄악을 담당하셨습니다. 그렇게 오신 예수님은 지금도 우리를 위해 기도하심으로 우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성도들 서로를 향해서 또 주변에 있는 다른 이들을 향해서 어떤 사람들입니까? 오늘도 나를 돌아보며 자주 평가자가 되는 곳에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자리로 돌아와야하는 것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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