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음
당신의 마음을 주소서
나는 비로소
“주님, 이제 저에게 주님의 마음을 주십시오.”
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통곡이 터져 나왔습니다.
말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팠습니다.
울다가 지켜서 탈진 상태에 이르렀을 때
‘내가 지금 왜 이렇게 울고 있지’ 하는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그러자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나의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지 않았느냐’
나는 그제야 주님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기성 목사의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 중에서-
이번주에 "아버지의 마음"이란 설교를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정말 내가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그 마음을 닮아가기를 원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 마음을 닮아 갈 수나 있을까하는 생각 말입니다.
유기성 목사님의 글을 읽으면서 참으로 오만한 나의 생각을 만납니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그 아름다운 세상 가운데 가장 사랑하는 존재로 만드신 인간을 위하여 얼마나 애쓰시며 일하고 계신지를 설교하면서 그 하나님의 마음을 온전히 고백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많은 말로 표현한다고 그 마음을 아는 것은 아닐 겁니다. 좋은 말로 표현한다고 해서 그 마음에 동참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저 나의 머리가 고백하는 수준에서 나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있는 것일테지요. 여전히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가운데 만나는 하나님의 마음은 내가 감당 할 수 없는 수준의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도 그 아버지의 마음을 설교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부끄럽기도 합니다.
조금씩 아버지가 되어 갑니다. 인간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 사랑하는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이 자라가는 동안 조금씩 그 "아버지의 마음"을 배워 갑니다. 자식으로 인해 아파하고 그로 인해 기뻐하며 또 그 자녀의 상처로 인해 고통 가운데 기도하는 그 마음을 말입니다.
말의 표현이 아버지의 마음이지 오히려 그 마음을 우리 가운데서 찾는다면 아마도 어머니의 마음에서 더 자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자녀를 품고 그 자녀의 생명을 위해 스스로의 생명을 기꺼이 포기하는 마음을 만날 때 마다 우리는 예수님의 생명을 우리에게 주심으로 우리의 생명을 허락해주신 아버지의 마음을 배우게 됩니다.
그 하나님은 지금도 우시고 계십니다. 이 세상의 고통과 슬픔을 보시면서 그 아픔 가운데서도 죄악 가운데서도 여전히 하나님을 찾지 않고 자기 힘으로 애써 살아가려고 발버둥치는 우리들을 보시면서 하나님은 아파하시고 계십니다. 그 아픔을 인하여 우리에게 또한 그 마음을 가지고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그 기도의 자리에 서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서 그 마음이 향하는 자리에 내 눈을 두고 기도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
특별히 이번 주 "선교박람회와 바자회"를 준비하면서 그 하나님의 마음이 향하고 있는 아프고 상한 땅을 생각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나의 손이 일하여 조금의 헌신을 다짐할 뿐 아니라 나의 마음을 모아 하나님의 마음이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되기를 원합니다. 사순절 기간 안에 선교에 관한 마음을 품을 수 있음으로 감사합니다. 하나님이 나를 위해 이 땅의 낮고 천한 인간의 육체로 오시고 그 자리에서 생명을 버려 나를 구원하신 삶을 묵상하는 기간, 그 사랑과 은혜를 묵상하는 기간에 나에게 허락하신 생명으로 여전히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를 원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해 보기를 원합니다. 선교는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마음은 더 나은 것을 위해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기 이전에 나의 자녀가 더 건강하고 좋은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 주고싶은 마음입니다. 아울러 그로 인해 아파하고 기도하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과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이 어떤 모양으로 세상을 살더라도 그들이 집으로 들어 갈 그 때에는 "아버지"가 된다는 시가 문득 떠오릅니다.
김요환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