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30 10:14

고통을 아시는 분

조회 수 219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고통을 아시는 분

김요환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서 소개된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읽습니다. 5월 7일 방송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에서 근육에 힘이 빠져 못 움직이는 중증 근무력증과 천식을 비롯한 각종 복합병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변혜정(41)씨의 이야기입니다.

그 방송을 보지 못했으니 다 알지 못하겠으나 실어 놓은 이야기 만으로도 그 아픔과 힘겨움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이 자기로 인해 희망이 아닌 절박함을 안고 살아가는 것을 염려하며 “깊은 밤을 날아서”라는 노래를 불렀답니다. 아마도 어머니의 이름으로 할 수 있는 또 아내의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의 고백이었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눈물을 흘렸다고 기사는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삶은 때로는 이렇게 힘겨운 이야기들을 토해냅니다. 그것이 나의 이야기가 아닐 때에는 한편으로 위로하기도 하고 또 격려하기도 하지만 정작 나의 이야기가 되면 숨막히는 현실에 도무지 어찌 할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그들을 향해 전하는 한 마디 위로나 격려 조차도 조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하물며 목사로 성도들의 아픔을 보면서 그들에게 위로하자면 분명히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우리 인생을 향하신 인도와 보호를 전하지만 마음 한곳에 아픔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냥 내가 알고 있다고해도 하나님이 성도의 고통을 통해 그들을 때로 연금같이 단련하신다 해도 자기의 입술로는 고백할 지언정 다른 타인의 입술로 듣는 이야기는 그들의 마음을 더 깊이 상하게 하기도 합니다. 타인이라는 시선은 그래서 앞서 소개한 저런 아픔을 보면서 한번 감동하고 아파하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지만 정작 본인과 그 가족은 이렇게 한번 좋은 시간을 뒤로하면 또 연속된 아픔과 절망의 시간들을 견뎌야 하기 때문입니다.

100, 900, 2700, 7000, 무리수.....

앞서 방송에 나온 변혜정씨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한 성도의 남편이 쓴 글에서 본 숫자들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침상에서 아내를 씻긴 숫자 100, 그 아내와 아파하며 절망하며 보낸 날짜 900, 그 아내와 함께 밥을 먹은 숫자 2700, 아니 그 아내에게 밥을 먹여준 숫자, 아내의 몸을 위해 소변을 받아낸 숫자 7000, 그리고 절망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 세운 숫자는 셀수 없습니다.

참 한쪽 가슴이 턱하니 막히는 체증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의 선하심을 신뢰하며 붙잡는 믿음을 인하여 숙연해집니다. 무엇으로 그들을 안다고 그 아픔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에게 참으로 당당하게 하나님의 위로를 전할 수 있는 목회자가 되기 힘겹습니다. 아직도 저에겐...

믿음 없는 목사 마냥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도하심 그리고 그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선포하고 그로 성도들을 격려하며 세워도 부족할텐데 자주 그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몰라 답답해합니다. 압니다, 하나님은 우리보다 크신분이시라는 것을 그리고 그 하나님이 이 세상 가운데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지키시고 보호하시며 인도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손길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너무 분명하게 압니다. 그래도 여전히 힘겨운 성도들의 아픔도 압니다.

우리더러 성경은 “나그네”라고 이름을 붙여줍니다. 집이 아닌 곳을 떠돌아 다니는 사람들인 나그네 말입니다. 그러나 나그네는 결코 떠돌이와 다릅니다. 갈 곳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돌아갈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분명히 우리를 기다리시는 하나님과 그 나라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어서 우리가 사는 나그네 인생이 결코 절망으로만 끝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 희망과 기대가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워져 가는 오늘이기를 바랍니다. 가끔은 성도의 고통과 아픔에 같이 아파하며 우는 것만 할 뿐이어도 그것이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님을 아는 오늘입니다.

당신의 아픔을 저도 다 알지 못하지만 그 아픔으로 고통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1. 고집과 믿음

    가끔 TV를 보다가 보면 100년이나 혹은 50년씩 전통을 지키며 장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됩니다. 옛날 음식맛을 지키기 위해서 어머님이 전해주신 방법을 따라 수고스럽게 음식을 하고 고집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보면 한편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다가...
    Date2022.08.25
    Read More
  2. No Image

    고통을 아시는 분

    고통을 아시는 분 김요환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서 소개된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읽습니다. 5월 7일 방송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에서 근육에 힘이 빠져 못 움직이는 중증 근무력증과 천식을 비롯한 각종 복합병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변혜정(41)씨의...
    Date2011.06.30
    Read More
  3. 공간과 시간

    선배목사님의 글을 읽다가 공간과 시간에 대한 묵상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우리의 살아가는 삶은 공간과 시간이라는 두가지에 제약을 받고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중에서도 그리스도인으로 신간의 확장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어야 한...
    Date2019.08.23
    Read More
  4. 공명(共鳴)

    마음을 잡고 글을 쓰려고 앉았지만 꼬박 48시간이 지나도록 손을 대지 못하고 이리 저리 생각을 만져보고 있습니다. 갈수록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인 것을 깨닫습니다. 목사로 말씀을 선포하고 전하며 가르치기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는 ...
    Date2014.01.29
    Read More
  5. No Image

    공손한 손

    추운 겨울 어느날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앉아 밥이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밥뚜껑 위에 한결같이 공손히 손부터 올려놓았다 - 고영민, ‘공손한 손’ - 사람은 쉽게 공손해지지 않습니다. 겸손을 미덕으로 살아가...
    Date2012.04.18
    Read More
  6. 과녁의 중심을 향하여

    올림픽에서 한국의 가장 자신있는 종목을 말하자면 아마도 양국일 것입니다. 유독 양궁에서는 한국이 세계 정상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덕분에 양궁대회의 규칙도 한국선수들이 우승을 독차지 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개정되기를 수차례 해 왔다고 합...
    Date2017.01.26
    Read More
  7. 관계, 그리고 기쁨

    소설가 신경숙씨의 수필 중에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는 것이 있습니다. 다는 아니지만 그는 글에서 소중한 사람이지만 그 관계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말합니다. 그 사람을 대할 때는 소홀했다가 다시 이전의 아름다운 관계로 돌아가지 ...
    Date2017.05.10
    Read More
  8. 광야에서 만나는 기쁨

    한동안 “광야를 지나며”라는 찬양을 듣고 불렀던 적이 있습니다. 히즈윌이란 팀이 부른 찬양입니다. 여러 사람이 찬양을 불렀고 또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미국 청년이지만 한국에 와서 공부하면서 길거리에서 찬양 사역...
    Date2019.07.17
    Read More
  9. No Image

    교 회

    박영선 목사 / ‘신앙 클리닉’중에서 교회는 경영합리화를 적용하는 곳이 아닙니다. 십만원 드는 일을 오만원이 들도록 경영합리화를 하고 열 사람이 할 일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세 사람이 하게 하지 않습니다. 오만원 드는 것을 오십만원 들게 하고 다섯명...
    Date2011.11.03
    Read More
  10. No Image

    교만에서 겸손으로(2009년8월14일)

    교만에서 겸손으로 교만은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남을 지배하려 하며 자기 자신의 한계를 생각하지 않은 채 야망을 성취하려고 하는 속성이 있다. 특별히 영적인 영향력에 있어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교만에 빠지기 쉽다. 또한 말씀의 규범을 ...
    Date2011.06.3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