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의 시중에 “그대 오는길 등불 밝히고”란 것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빈 의자가 되기를 또는 친구가 되겠다는 시인의 고백이 참 좋습니다. 그리곤 한편 그 무거움을 생각합니다.
최근 이해인 수녀의 인터뷰 기사에서 당신이 가진 카드라곤 버스카드 한장과 주민등록카드 뿐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수녀니 당연하다고 생각 할법도 하지만 그동안 쓴 시와 책들의 인세만 해도 꽤 될것이라 생각하면 여전히 공동의 삶에 만족하고 그곳에서 필요를 충당 받는 것이 참 고맙습니다.
이해인 수녀의 시들은 참 언어가 정갈하고 따뜻합니다. 심지어 슬픔이나 고통 조차도 따뜻하게 감싸는 힘이 그 시에는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평화를 전하고 위로를 전한다면 그 삶도 참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성탄의 계절입니다. 인정하든 아니든 상관없이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시간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선물할 생각으로 분주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대목 장사를 할 생각으로 바쁩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 안에서 어린 아기로 이 땅에 오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그 사랑의 결국인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을 보냅니다.
함께 구원 받음을 기뻐하고 서로 그 사랑을 전하느라 나의 시간과 물질을 사용할 수 있기에 이 계절은 풍요롭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요즘은 이렇게 인사하는 것도 어색(?)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래도 성탄은 모두의 마음에 기쁨과 풍요로움을 안겨주는 힘이 있는 시간들입니다. 예수님이 주신 구원이 이 세상 온누리에 퍼져 나가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가 기뻐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올해도 어김 없이 성탄은 우리에게 찾아옵니다. 조금 더 활짝 웃으며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조금 더 노력해서 웃을 수 있다면 웃음을 띠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싶습니다. 여전히 나를 웃지 못하게 할 일들이 있지만 잠시 접어두고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고 싶습니다.
이해인 수녀가 그의 시에서 이야기한 작은 등불 하나 켜들고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내 마음에 빈 자리를 하나 마련해서 쉴 곳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내어 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마도 너무 어렵고 내게 그럴 여유도 힘도 없기 때문에 더 간절한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의 친구가 되고 누군가를 위해 등불을 켤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주어진 예수님의 사랑을 풍성하게 누리고 경험할 때만 가능할겁니다.
이번 성탄에 모든 성도들의 삶에 그 사랑이 빼곡하게 넘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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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슴 깊은 곳에
그리운 등불하나
켜 놓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
언제든지 내가 그립걸랑
그 등불 향해 오십시오
오늘 처럼 하늘 빗 따라
슬픔이 몰려오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이해인 수녀의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