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26 12:50

위기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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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은 수없이 많은 신음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물론 요즘 뿐만 아니라 늘 그래왔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들리는 수많은 소식들에도 별 위기감을 느끼지 않고 삽니다. 문득 이렇게 사는 것이 잘 살고 있는 것인지를 되돌아 보게 됩니다. 

뉴스에 올라오는 전쟁이나 전염병들의 소식에 놀라면서 이야기하지만 내심 나의 현실과 먼 이야기일 때에 그 이야기는 조금씩 나와는 관계 없는 일이 되어갑니다. 오히려 그런 소식들을 듣고 이야기 할 때에도 내가 지금 먹을 음식에 더 관심이 있고 내가 지금 보고싶은 TV 프로그램에 더 신경을 쓰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내 일상에 균열을 만드는 일들이 일어나면 우리는 긴장하고 집중합니다.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하고 이겨내야 할지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고 다른 이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합니다. 특별히 그 문제들이 우리의 건강이나 가족의 생계와 연결되어 있다면 우리는 모든 신경을 그곳에 집중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힘이 그 일을 행결하는데 미치지 못할 때에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을 향해 기도하는 자리에 서게 되는 것을 봅니다. 

살면서 내가 언제 가장 열심히 기도해 보았는지 떠 올려 봅니다. 물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아마도 첫째 아이를 낳을 때가 아니였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 순간 얼마 동안은 그간 지은 죄를 곱씹어가며 회개하고 지금 현재 하나님이 그 아이와 아내를 건강하게 지켜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이 늘 그렇듯이 지키시고 또 인도하실 터였지만 나의 눈 앞에 너무도 시급한 문제이였기에 그리고 나로써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기도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되돌아보면 하나님 앞에 선  목사로 얼마나 약한 모습이었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이 무엇을 허락하시든지 어떤 순간에도 허락하신 그대로 받아 드리겠노라고 기도하는 것도 아니고 그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음으로 고백하는 것도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우리는 그와같이 연약한 존재들입니다. 여전히 내 피부에 와닿는 직접적인 문제들에는 민감해 하고 위기의식을 가지지만 조금 멀리 떨어진 문제들은 훨씬 더 심각한 일이라해도 참 객관적인 사람들이 되고 맙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이 이 땅에 기도의 사람들로 세우신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이 하나님이 없이 자기의 욕심을 따라 살아갈 때에 그 안에 일어나는 죄와 연약을 두고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자기의 삶으로 긍휼을 드러내며 사랑을 선포하는 사람들임과 동시에 우리의 입술로도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기도하도록 부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나의 일이 아니더라도 이 세상에서 부름을 받아 다른 이들의 아픔을 함께 울어주고 감싸 주는 사람들입니다.

요즘 나의 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구원 받은 그리스도인으로 성숙하지 못한 것을 깨닫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품어 안고 그들의 아픔을 위해 기도하는데 더 시간을 내지 못합니다. 심지어 그들의 아픔과 고통이 너무도 멀어서 무감각하기까지 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말씀을 통해 선포하면서도 그 마음을 지금 이 시간 알고 공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얼마나 아파하시고 또 탄식하고 계실지 생각해봅니다. 여전히 죄악 가운데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보시면서, 또 여전히 약하고 힘없는 이들이 고통을 당하지만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조차 없는 것을 인해 탄식하실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힘을 내어 그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세상을 다 품지는 못해도 그들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자리에는 서고 싶습니다. 우리 교회가 그렇게 이 땅을 품고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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