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책상이 붉은 색이면 좋을 텐데,
하고 생각하며 다른 것과 똑같이 네모난 갈색 책상 앞에 앉았다.
그의 교실은 다른 곳과 똑같이 네모난 갈색이다.
그리고 다른 교실과 똑같이 좁고 답답했다.
그는 아주 싫은 자세라고 생각하며 선생님이 보고 또 보는 가운데
발바닥을 마루장에 평평하게 대고 등을 꼿꼿하게 세운 채 연필을 쥐었다.
그 다음에 그는 숫자를 써야 했다. 별 것도 아닌 숫자, 글자보다 훨씬 더 시시한 숫자를......
그리고 숫자는 작고 네모났다. 그는 그 모든 것이 지긋지긋했다.
선생님이 그의 곁에 다가와 다른 학생들처럼 넥타이를 매라고 했다.
그는 넥타이를 싫어한다고 했지만 선생님은 그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 다음에 그림을 그렸다. 그는 도화지 전체를 노란 색으로 칠했다. 그날 아침 그의 기분이 그랬다. 참 예쁜 그림이었다.
선생님이 그의 그림을 보았다.
“이게 뭐니? 왜 켄처럼 그리지 않니? 저게 예쁘지 않니?”
온통 질문뿐이었다.
그 다음에 엄마가 넥타이를 사주었고, 그는 항상 다른 아이들처럼 비행기와 로케트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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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대하여]에서 발췌한 이 시는 사스카체완레지나의 한 영어 교사가 받은 것이다. 그 학생이 실제로 이 시를 썼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는 이 시를 건네고 2주일 후에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 부모로서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은 때로 내 고집을 내려놓고 그들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반응하며 이해의 마음을 여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