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8 16:39

물이 깊으면

조회 수 36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몇일 전에 모처럼 날씨가 포근하고 햇볕이 좋아서 아이들과 함께 Port Stanley로 드라이브를 나갔습니다. 긴 겨울을 지나서 그런지 환한 햇살이 마치 봄날 같아 상쾌하기까지 했습니다.
 
도착해서 호수로 걸어 가 보니 따뜻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호수는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얼음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아니 얼음이라기보다는 그 위에 쌓인 눈들로 어디가 물인지 어디가 얼음인지도 구별이 않되었습니다.
 
모래사장을 지나 호수 가장자리에 이르는 동안에도 눈과 모래가 구별되지도 았고 꽤 깊은 눈이 이제 녹기 시작해서 발이 푹푹 빠지는 지경이었습니다. 호수 안은 더 심해서 눈과 얼음, 그리고 물이 전혀 구분되지 않은체로 눈에 보이는 수평선까지 전혀 흔들리는 물이 보이질 않습니다.
 
아마 여전히 호수는 얼음으로 덮여 있는듯했습니다. 요 몇일간 따뜻한 날씨에 우리 주변에 있던 눈들이 녹아 내리기 시작했지만 지난 겨울 두껍게 얼었던 호수의 물은 좀처럼 녹을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아이들과 얼음 위로 올라가 보아도 아직은 꿈적도 하질 않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영하 20도가 넘는 기온에 꽤 긴 기간을 보냈으니 호숫물이 깊은데 까지 얼었을 것입니다. 물이 깊으면 쉽게 얼지 않지만 대신에 한번 얼기 시작하고 그 두께가 두꺼워지면 다시 녹는데도 긴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우리 주변에 얕은 물들은 금방 얼었다가 금방 녹고는 합니다. 눈이 녹은 물이 그새 얼음이 되어 길을 빙판으로 만들었다가도 다음날 해가 뜨면 언제 그 얼음이 다 녹고 말라 바닥은 깨긋하게 말라버리곤 합니다. 
그런데 깊은 호수물은 아무리 추워도 여간해서는 잘 얼지 않습니다. 가장자리에 거품이 얼고 그 위에 눈들이 쌓이면서 조금씩 얼음이 호수 중앙을 향해 커져 가지만 그리 빠른 속도로 얼음이 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 얼음들은 봄이 오기까지 녹지를 않습니다.
 
호수를 보면서 우리의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 나의 마음에 악함과 연약함은 어떤한가를 말입니다.
 
세상이 악하면 악할 수록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조금 따뜻한 손길이 주어지고 사랑을 나눈다고 쉽게 사람은 착해지거나 따뜻하게 바뀌질 않습니다.
 
우리들 역시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리스도인이 되었지만 또 교회에 출석해서 누군가 나를 사랑해주고 용납해 주는 사람을 만나지만 그런다고 내 성품이 하루아침에 변화되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악하고 고약한 성품은 내 속에서 불평과 투정을 일으킵니다. 처음에는 하나님의 구원에 참 기쁨으로 감사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가운데 기쁨과 감사보다는 걱정과 불평이 생겨나고 우리의 약점이 도드라지는 것을 봅니다. 
 
아마도 그런 우리의 죄와 약함 때문에 하나님은 예수님을 통한 십자가의 구원이라는 놀라운 방법을 사용하셨나봅니다.
 
아주 단순한 용서나 사랑이 아니라 우리로는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크기의 사랑과 방법을 통해서 죄로 죽어야 할 우리의 생명을 살리시고 하나님의 자녀라고 불러주신 것입니다.
 
마치 두꺼운 얼음으로 덮힌 우리의 마음을 향해 한없는 태양 빛을 쏟아 부으시고 계신 것 같아보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보내는 사순절을 기간을 지나갑니다. 매일 마가복을을 묵상하면서 그 사랑과 은혜를 되새겨봅니다.

  1. No Image

    온유함

    캐나다에 살다보니 주변에서 참 많은 애완동물들을 보게됩니다. 제일 흔한 개나 고양이는 거의 집집마다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캐나다뿐만 아니라 현대로 올수록 더 많은 애완동물들이 가정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애완동물이란 개념...
    Date2015.06.02
    Read More
  2. No Image

    좋아 하는 것

    저는 유독 강을 좋아 했습니다. 굳이 과거형을 쓰는 것은 지금도 강가를 거닐고 앉아 생각하는 것을 좋아 하지만 전보다는 훨씬 그 시간이나 횟수가 적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이런 저런 고민이 있을 때나 누군가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아니면 아이...
    Date2015.05.26
    Read More
  3. No Image

    손을 맞잡으면서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握手)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요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
    Date2015.05.19
    Read More
  4. No Image

    어버이주일을 지나면서

    5월이면 넘처나는 부모님들에 대한 이야기들과 어르신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보게됩니다. 점점 사회는 나아지는 듯 하지만 그에 비해 나이 많으신 어른들의 삶은 더 외로와 지는 것 처럼 보입니다. 한 어머님이 쓰셨다는 글을 일으면서 먹먹해지는 마...
    Date2015.05.13
    Read More
  5. No Image

    나는 잘 걸어가고 있나?

    당신은 일 년에 몇 통의 편지를 남에게 보내는지? 그리고 자신이 받아보는 편지는 몇 통쯤 되는지? 그립고 보고 싶던 사람으로부터 어느 날 날아온 한 장의 편지로 인해서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인 듯이 어쩔 줄 몰라 하던 날은 없었는지? ‘...
    Date2015.05.05
    Read More
  6. 만들어진 진실?

    좀 생소하지만 위키알리티(Wikiality)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위키피디아에서 그 아이디어를 가져온 말입니다. 위키피디아는 인터넷에서 이루지는 백과사전 같은 사이트를 말합니다. 누구나 참여하여 개념을 만들어가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사이트입니다....
    Date2015.04.28
    Read More
  7. No Image

    오늘 하루 그리스도인

    어느새 봄이란 말이 그새 쏙 들어갑니다. 따뜻한 것 같더니 또 찬바람이 불고 이제는 햇살이 따뜻한 것 같더니 눈이나 오지 않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입니다. 매일 매일 그렇게 또 하루를 만나고 지나갑니다. 시간이 아무리 빠르게 지나가도 24시간이 지나야 하...
    Date2015.04.14
    Read More
  8. No Image

    우리에게 본향을 보이신 예수님

    부활주일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죄를 다 지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장사지낸바 되었다가 삼일만에 무덤을 여시고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것입니다. 그 부활을 믿음으로 나는 소망을 가지게됩니다. 나의 죄를 사하셨음도 내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 그 ...
    Date2015.04.09
    Read More
  9. 예수님이 선택하신 길

    맥스 루케도라는 목사님은 쉽고 마음을 울리는 글로 성경을 이야기해 내는 분으로 잘 알려진 분입니다. 여러 책들을 썼고 게중에는 베스트셀러인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분이 쓴 책중에 “예수님이 선택한 십자가”라는 책이 있습니다. 영어 원 제목은 “He ch...
    Date2015.04.01
    Read More
  10. No Image

    아들과 아버지의 사이에서

    손택수라는 시인이 쓴 “아버지의 등을 밀며”라는 시가 있습니다. 어린시절 제법 자랐음에도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목욕탕에 갔던 기억과 그 아버지가 쓰러지시고 나서야 함께 병원 욕탕에 가서 아버지의 등을 밀어 드렸다는 이야...
    Date2015.03.2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