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9 10:44

손을 맞잡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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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握手)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요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라도했겠소
 
나는지금(至今)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事業)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反對)요마는
또괘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診察)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이상이 쓴 거울이란 시입니다. 거울을 바라보며 그 안에 비친 또 다른(?) 나를 향해 자기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는 시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시인은 띄어쓰기며 문법을 지키지 않고 쓰기도 했습니다.

 

 

나는 오른손을 내밀어 나의 선한 표현을 합니다. 내 손에 아무런 무기가 없음을 보이는 행위에서 출발한 인사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상대가 마주 내민 손을 잡을 수 없으면 그 인사는 아직 완성되지 않습니다.

 

마음을 다 내어 주지는 못했지만 온기가 흐르는 손이라도 내어주고 서로 마주 잡으면 그 안에서 연대감을 느끼고 함께라는 위로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잘 모르는 사이지만 앞으로는 볼 때마다 손을 잡는 사이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정치인들 처럼 혹은 직업적으로 악수를 많이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 역시 목사로 지나는 시간 속에서 참 많은 이들과 악수를 나눕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나눈 악수가 그저 의미 없는 인사치례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손은 잡았지만 그 안에 어떤 인사도 안부도 없이 그저 그 자리에서 드나드는 손님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 인형과 같지는 않기를 기도합니다. 

 

한사람 한사람 모든 이들과 손을 잡고 그들의 안부를 물으며 그 삶의 작은 부분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진심으로 안부를 전하고 감사를 나누며 환영을 표시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그런 것은 손의 어떤 모양이나 주는 힘에 의해 드러나기보다는 그와 마나는 시간들 속에서 내 삶이 드러내는 나의 사는 모양과 태도가 표현해 주는 것일겁니다. 

 

아직은 미흡하고 부족하지만 그래도 나를 보는 이들이 나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 때 반가움과 즐거움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나의 어떠함이 다른 이들에게 늘 좋지만은 않겠지만 그 거리를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가 메워준다면 내민 손이 부끄럽게 거두어 들여지지는 않을겁니다.

 

거울 속에 선 나는 분명 나를 닮았지만 그를 나는 만지지도 알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따뜻한 피가 흐르는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다면 나와 다른 얼굴을 하고 전혀 알지 못하는 삶을 살아 왔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앞으로 조금식 거리를 좁히고 만남을 만들어 갈 기회를 얻게 될겁니다.

 

만나는 이들과 그렇게 손을 마주 잡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손 잡는 가운데 함께 손을 얹으시는 피묻은 예수 그리스도의 손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 손은 우리를 위해 못 밖히신 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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