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26 09:53

좋아 하는 것

조회 수 12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저는 유독 강을 좋아 했습니다. 굳이 과거형을 쓰는 것은 지금도 강가를 거닐고 앉아 생각하는 것을 좋아 하지만 전보다는 훨씬 그 시간이나 횟수가 적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이런 저런 고민이 있을 때나 누군가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아니면 아이들과 바람을 쐬면서 그저 하루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면 늘 강변을 찾아 그 주변을 걷고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곤합니다. 

 

한국에서야 한강 근처에 살았으니 한강에 지금 같은 공원들이 만들어 지기전부터 자주 들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곳 런던에 와서도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자주 탬즈 강변을 걷고 있습니다. 특별히 요즘 같이 날씨가 맑은 날이면 강변을 걷는 그 시간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가족들과 함께 혹은 아내와 둘이 잘 만들어진 강변 도로를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혹은 강옆으로 난 공원 숲속 길을 걸으며 나무에 부는 바람을 즐깁니다. 그 평안함과 숲이 주는 시원함은 이곳에서 누리는 좋은 것들중 꽤 높은 순위를 차지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좋아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물건이 있기도 하고 좋아하는 운동이나 취미 생활이 있기도합니다. 어떤 특정한 시간 가령 아침에 해가 막 떠올라오는 신선한 새벽녁이라든지 저녁 해가 넘어가는 조금은 어스름한 시간이라든지 하는 것들 말입니다.

 

사람들이 좋아서 늘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고 사람들과 어울려 보내는 사람도 있고 땅이 좋아 땅에 무엇을 심고 기르는 것에 시간을 쓰는 분들도 있습니다. 다들 그 좋아 하는 것을 하거나 그 시간이 되면 적어도 마음에 평안을 얻고 쉼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로부터 마음에 힘든 말을 듣거나 내 상황이 어려운 곳으로 움직이면 적극적으로 내가 좋아 하는 곳을 찾아 쉬고 싶어지기도 하고 덕분에 기운을 차리고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무엇인가를 좋아 하는다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복일겁니다. 그 좋아하는 마음은 하나님을 향해 인간이 가진 첫 마음일 것입니다. 그 마음이 또 다른 대상을 찾아 움직이고 그 좋아하는 마음으로 인해 조금은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요즘은 그 좋아 하는 것도 왜곡되어서 지나치게 집착하게되거나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는 것을 봅니다. 심지어 중독이란 이름으로 어떤 선을 넘어서게 되고 그것을 도피처로 삼게 되기도 합니다. 아마도 우리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대상을 잘 만나지 못하고 그로부터 평안과 위로를 누리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조금 더 자극적이고 손쉬운 것을 찾게 된 것일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하는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그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을 좋아 하도록 만드셨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존재로 지으셨고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와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을 떠나면서 우리 안에 그 좋은 것들이 사라지거나 왜곡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그것들을 회복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습니다. 가정과 교회는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들을 회복할 수 있는 장소일 것입니다. 이미 나를 향해 그와같이 말할 수 없는 사랑과 은혜를 베푸셔서 첫 기쁨과 감격을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면서 서로에게 주어진 것을 가지고 조금씩 사랑하고 위로하고 도와줌으로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도록 하셨습니다. 

 

봄날 강변을 거닐면서 만나는 바람같이 성도들을 만나는 시간이 즐겁고 평안한 시간이길 소원합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그렇게 좋은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1. 재대신 화관을

    “지선아 사랑해!”라는 책을 쓴 이지선교수가 만든 유튜브채널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멘토인 이정희교수를 만나 나눈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자신의 인생에 있었던 가장 크고 아픈 사고뒤에 자기를 일으켜 세워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인 이...
    Date2024.01.31
    Read More
  2. No Image

    재활용 인생

    재활용 인생 김요환 우리집 아이들이 둘다 여자인데다가 나이차가 나지 않아서 시현이는 늘 언니 옷을 물려 입게됩니다. 물론 가끔은 자기 옷을 사 입기도 하지만 거의가 언니 옷이거나 다른 언니들에게 얻은 옷을 얻어 입게 됩니다. 저도 둘째여서 어려서 자...
    Date2011.06.30
    Read More
  3. No Image

    전력질주

    전력질주 김요환 일전에 보았던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에서 참 인상적인 장면이 기억이 납니다. 비록 우화처럼 그려진 영화였지만 그 안에서 말하는 것들이 참으로 오랜 울림을 주었던 장면들이었습니다. 어린 포레스트 검프는 IQ가 75 정도이면서 다리가 ...
    Date2011.06.30
    Read More
  4. 제멋대로 자란 나무

    사진을 잘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아이들이 이제 모델이 되어주지 않아서 점점 사진을 찍을 기회가 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비교적 다른 창작에 비해 재능이 덜(?) 필요한 사진찍기는 아직도 작은 즐거움입니다. 가끔은 다른 사람들이 찍어 놓은 ...
    Date2017.07.18
    Read More
  5. No Image

    조건인가 부르심인가?

    오늘은 선교주일입니다. 한 해동안 매월 마지막 주일을 선교 주일로 정한 것은 아직도 이 세상에 복음을 듣지 못하고 사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교회를 향한 부르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선교는 늘 무겁고 먼 주제입니다. ...
    Date2015.02.25
    Read More
  6. No Image

    조국을 향한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이 주신 복을 경험하는 나라... 한국이라는 세계 유수한 나라 가운데 작고 미약한 나라에서 우리는 태어났고 그 국민으로 살다가 이제 이곳 북미에 뿌리박고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불러 한 교회로 모으시고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로 구원받은 ...
    Date2012.01.18
    Read More
  7. 조금 불편하고 많이 행복하게

    ‘공정무역’이란 것이 있습니다. 최근들어 우리가 사서 쓰고 먹는 것들을 살 때 그것을 만들고 생산한 이들에게 적절한 이익을 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운동입니다. 세상은 점점 더 하나로 연결되어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들은 철도 없이 어...
    Date2014.07.30
    Read More
  8. 조금 불편해도

    어떤 교회 집사님이 이런 고백을 하셨습니다. 자기는 마음이 불편하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사랑하고 봉사하는 일에 적극적이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누군가 자신과 생각이 다르고 행동방식이 다른 사람들이 교회 공동체에 들어와서 함께 무엇을 하게 될 때는 ...
    Date2014.11.07
    Read More
  9. 조용한 곳 , 다양한 경험

    딸아이가 오래간만에 한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계신 양가 부모님들을 만나고 모처럼 손녀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부모님들은 좋으시기도 하고 때로는 신경써야 하는 것도 있으시겠지만 이것이 부모님들에게나 딸에게나 좋은 시간이길 바랍니다....
    Date2017.06.08
    Read More
  10. 종교개혁 기념일에

    Photo By 남윤경 종교개혁은 16~17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교회의 혁신운동이었습니다. 유럽의 중세 시대는 교황의 권위가 너무 존중되어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중요시 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교회는 성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복음, 자유와 안식보...
    Date2017.11.0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