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0월 시카고 마라톤에서는 특별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대회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터갓의 페이스메이커인 벤 키몬디우라는 선수가 끝까지 경쟁하다가 결국 1등으로 들어 온 것입니다.
페이스메이커는 마라톤에서 선수들의 기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선수들 앞에서 일정한 속도(보통은 새로운 기록을 작성 할 수 있도록)를 유지하면서 페이스를 조절하는 선수들을 말합니다.
보통은 전체 42.195 km중에서 30 km 지점까지 약속된 기록까지 달려주도록 계약을 하고 뛰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맡은 선수들도 대단히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고 조금 이름은 알려지지 않은 신인 선수들이 이 일을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들 역시 실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그들의 컨디션이 좋을 경우에는 종종 우승 경쟁에 뛰어 들게되고 간혹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페이스메이커는 어떤 의미에서는 주연이 아니라 조연인 사람들입니다. 스스로 각광 받는 자리에 서는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이들이 좋은 기록을 얻게해 주기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훈련을 게을리 하거나 대충 마라톤에 참여 할수도 없습니다.
전력으로 훈련하고 또 대회에 참여해서도 자기의 한계를 시험하면서 최선을 다해 달려야합니다. 그러나 십중팔구는 그들은 조용히 무대 뒤로 사라집니다. 대부분의 페이스메에커들은 완주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책임지점까지 전력을 다하고 레이스를 마감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도움을 받아 우승한 선수들의 기록과 그들의 실력에 환호를 보낼지언정 페이스메이커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그저 자기의 역할을 감당하고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입니다. 간혹 자신의 도움으로 누군가 기록을 세우고 나은 결과를 얻게 된것으로 만족하는 정도일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도 이런 페이스메이커가 있습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인으로 신앙생활을 해 가는 일에는 이런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합니다. 교회에 이런 페이스메이커들이 많으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용기를 얻고 자기들이 가야할 믿음의 길을 완주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완주한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믿음을 잃지 않고 하나님이 부르시는 자리까지 살아가는 것이며 그 안에서 성령의 열매를 맺어 가는 것일겁니다. 이 일에는 많은 믿음의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를 돕는 이들은 더 신앙이 특심하며 훌륭한 믿음의 소유자들이어야할 겁니다. 자기를 지킬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는 다른 이들을 돕고 자기는 그 자리에 머물면 되지만 신앙의 길은 자기도 그 길을 완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일은 마치 장애인 마라톤에서 선수들의 팔에 끈을 묶고 함게 뛰는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에 더 가깝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이들을 인도해서 그들을 골인지점까지 완주하도록 돕는 이들 말입니다.
기도하기는 나의 삶이 그런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을 잘 감당하기를 원합니다. 성도들의 신앙의 길을 동행하면서 함께 울고 웃기도하고 때론 격려와 위로를 하면서 이 길을 끝까지 걷기를 소원합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에 그런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많아 지기를 원합니다. 아니 모든 성도들이 서로에게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서 서로의 손을 잡고 믿음의 삶을 살고 걸어가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한 사람도 이 달리기를 멈추지 않고 실패하지 않고 완주하게 될 뿐만 아니라 좋은 기록을 낼 수 있기를 원합니다. 우리 서로에게 환한 웃음을 가지고 서로의 손을 잡고 이 믿음의 삶을 살아가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