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15 14:11

나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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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회를 준비하면서 말씀을 묵상하다가 문득 책꽂이에 있는 마틴 부버의 책 [너와 나]에 눈길이 갑니다. 꽤 어렵게 읽었던 기억과 그 내용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첫 시작이 인상적이었것을 떠 올립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만나며 그 안에서 관계를 가지고 대화하거나 이해하거나 살아간다는 것 정도쯤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 관계는 “나와 너”의 관계이거나 “나와 그것”의 관계로 이루어 진다는 것입니다.

 

이 책이 생각이 났던 것은 내가 하고 있는 설교와 목회를 생각해 보면서 혹시 설교를 듣는 성도들이나 교회를 돌아보면서 “나와 그것”의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에서 였습니다.

 

성도들을 바라보면서 그 한 사람 한사람의 귀함과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녀로 안타까이 보시는 마음으로 말씀을 준비하고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의 말씀을 내가 은혜 받은대로 객관적으로만 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합니다.

 

말씀이 선포되고 그 말씀이 나와 성도들에게 역사하는 힘이 있는 것은 선포자와 듣는자 사이에 인격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알고 그 안에 사랑과 긍휼, 감사와 격려가 있기에 하나님이 설교자의 마음에 은혜를 주셔서 말씀을 선포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부끄러운 모습을 반성합니다. 늘 그렇게 좋은(?) 설교를 하기를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부끄럽지 않게 하나님이 내게 주신 은혜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와 너로 하나님이 존귀하게 여기시고 사랑하시는 자녀인 내가 같은 사랑 안에 한 몸된 지체들에게 사랑을 담아 전하고 권면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내 안에 준비되기를 소원합니다. 부족한 입술을 쓰시는 하나님이 나의 마음 가운데 성령의 은혜를 베푸셔서 하나님의 말씀이 오해되지 않게 전달 되기를 기도합니다.

 

물론 너무 주관적이고 관계집중적인 설교가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한 개인을 향해 혹은 공동체의 어떤 문제를 향해 직접적으로 선포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주는 크고 놀라운 은혜와 능력이 드러나기 보다 개인의 생각이 드러나게 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설교뿐 아니라 나의 목회가 사랑을 품고 있기를 원합니다. 나를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그대로 내 속에서 다른 이들을 존귀히 여기는 것으로 변화되어 드러나기를 소원합니다.

 

나의 결핍은 가장 귀하고 완전하신 “나를 대하시는 너”인 하나님으로부터 풍성히 채우고 그로부터 매일마다 주어지는 은혜를 통해 힘을 공급 받을 수 있기를 사모합니다. 

 

특별새벽기도회 기간을 보내면서 하나님이 성도들을 더 깊이 사랑하도록 하시는 것을 경험합니다. 이전보다 더 깊이 성도들의 삶을 생각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자리에 서게 됩니다. 그 고민과 아픔을 조금이라도 함께 느끼며 기도의 자리에 서게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는 하나님이 그 자리에 서는 이들에게만 주는 은혜를 체험하게 하십니다. 나의 문제가 하나님의 손에서 해결되는 기쁨을 누리게 하시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내 속에 다른 이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 할 수 있는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우리교회가 성도들 서로 서로에게 가장 존귀한 “나와 너”의 관계를 맺어 가는 교회이길 바랍니다. 서로를 멀찍히 떨어져 바라보면서 그들을 평가하고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은채로 나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너의 마음에 관심을 가지고 너의 생각을 지지하며 너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런 우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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