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주전 어머님을 모시고 토버머리에 갔었습니다. 이 넓은 캐나다 땅이지만 왠만큼 움직여서는 다 비슷한 곳들이어서 그나마 경치가 좋은 곳에 온 식구가 어머니을 모시고 갔었습니다.
지난번에 갔을 때에는 너무 이른 시기여서 물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날이 더워서 많은 사람들이 수영복을 입은채로 공원 주차장에서 해변을 향해 걷고 있었습니다.
그 틈에서 우리 식구는 모두 옷을 다 차려 입은채로 해변까지 걸어 꽤 많은 이들이 수영하고 있는 절벽,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만 물속에 들어가서 수영을 하고 어른들은 그저 발만 물에 적시고 있다가 급기야 온 몸을 물에 담그고 수영을 했습니다.
깊고 맑은 물이 너무 아름다운 곳이어서 겨우 얕은 물에서만 놀수 없어서 딸들과 함께 깊은 물로 가서 수영을 했습니다. 바위에 올랐다가 물속으로 뛰어들기를 반복하면서 그 깊은 물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보니 조금씩 물이 더 편해집니다.
원래 수영을 못하는 것은 아니어도 물이 그리 편하지 않은 사람이어서 물에 들어가서 평안하거나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곳 깊은 물에서는 왠지모를 편안함이 있습니다. 가만 있어도 몸이 물에 뜨는 듯하고 깊은 물속을 들어가도 마치 스쿠버 다이빙을 하듯 온 몸이 자유롭습니다. 그제야 몸에 힘을 빼고 물에 순응하는 즐거움을 깨닫습니다.
수영을 잘 하시는 분들이 하는 말이 물에 몸을 맡기고 힘을 빼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몸이 물에 뜬다고 말입니다. 아무리 말을 들어도 일단 물에 들어가면 몸이 경직되고 안간힘을 써서 그 물을 이기려고 듭니다. 그래서 조금만 수영을 해도 온 몸이 아플만큼 힘이 듭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아무리 오래 수영을 해도 그저 편안해 보여서 참 부러웠었습니다.
이번에 그런 자유로움과 평안을 경험하고서야 아조 조금 몸에 힘을 빼는 의미를 알것도 같습니다.
어디 물속에서만 그럴까요. 우리네 삶이 다 그렇고 특별히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내는 삶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앙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우리에게 닥친 문제들을 해결해 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살아갑니다.
그러다가보면 지치고 힘이들어 조금 쉬고싶은 욕구가 스물스물 올라옵니다. 그때 우리가 새로운 힘을 회복하는 방법중에 하나는 그 안간힘을 멈추는 것입니다.
아마 문제를 향해 애쓰는 것을 잠간 내려 놓는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조금 그곳으로부터 떨어져 지내다 보면 숨이 쉬어지고 힘이 충전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우리들을 여행을 하기도 하고 휴가를 갖기도 하는 것인지 모릅니다. 내가 힘을 쓰고 열심을 내어야 하는 곳에서 잠깐(분명히 잠깐입니다) 떨어져보면 풀리지 않던 문제도 조금은 실마리를 찾게되고 지치고 힘겨웠던 마음도 다시 붙잡고 용기를 낼 수 있게 됩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삶도 역시 비슷해서 왜 이렇게 하나님 앞에서 연약하고 부끄러운채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지 답답할 때, 아니면 하나님이 왜 나를 이 형편에 놓으셨는지 잘 알지 못할 때에 그 문제를 하나님께 던져 놓고 내 몸에서 힘을 빼보면 그 일을 통해 은혜 부으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되기도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애쓰고 수고해도 도달하지 못하던 문제의 끝이 하나님께 던져 놓음으로 해결되는 은혜가 이 여름 성도들에게 있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