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6 09:31

일상의 틈을 만나면

조회 수 16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auroras-1203289_960_720.jpg

 


시인 천상병은 그의 시 귀천에서 이 세상의 삶을 아름다운 세상의 소풍이라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소풍 마치고 하늘로 돌아갈 것이라고 노래했습니다.

 

우리의 삶에 설레는 기억이 있다면 아마도 어린시절 소풍일 것입니다. 이제는 여행이 되었고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참 쉽고 잦은 일이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여행하는 것은 우리를 설레게 합니다. 

 

고향에서 먼곳 이 땅까지 와서 긴 여행을 하고 있지만 오늘도 여전히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을 소망합니다. 일상을 떠나 잠시 낫선 곳으로 가서 그곳에의 삶과 한발짝 떨어져 구경하고 거닐다보면 내가 살던 곳의 답답함이나 힘겨운 문제들이 조금씩 실마리를 얻게되고 풀려가는 듯하기 때문에 우리는 낫선 곳을 찾아 떠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여행은 어디로 가든 일상을 떠난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아무리 좋은 곳으로 떠난다해도 일상을 벗어나지 못하면 그것은 여행이 되지 못합니다. 아름다운 휴양지의 모습 가운데서 그 지역 사는 이들의 모습이 떠나온 여행객들과는 다른 이유가 그것일겁니다.

 

아무리 가깝고 익숙한 곳들이라하더라도 일상의 문제들을 내려놓고 조금 떨어져 있을 수 있다면 그 역시 좋은 여행의 출발일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려서부터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그렇게 좋아했는지 모릅니다.

 

어린 아이들도 조금 걷기 시작하면 얼마나 집밖으로 나가려고 애를 쓰는지 모릅니다. 아이들도 일상을 떠나 낫선 곳으로 가 움직이는 것의 즐거움을 알고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일상을 떠나는 것이라는 면에서 우리는 여행만큼이나 다른 어떤 것들을 하기도합니다.


운동을 하거나 작은 취미활동을 하는 것 역시 비슷한 의미에서 일상, 삶의 문제들에서 한발자국 떨어지는 행위일것입니다. 그렇게 숨을 쉬고 틈을 얻게되면 우리의 일상을 새로운 힘을 얻게되고 또 열심을 낼 에너지를 얻게 됩니다.

 

물론 삶에서 여행이나 일상의 어떤 틈을 누리는 것이 일상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여행은 떠나기전 준비할 때가 가장 좋고 긴 여행은 누군가의 말처럼 ‘집떠나면 X고생’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여행이나 소풍은 돌아갈 집이 있기 때문에 좋은 것이기도합니다.

 

일상의 변함없음과 지루함(?)이 우리를 익숙하게 하고 편안하게 할 때 가끔 그 일상에 틈을 만들어 주는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 틈이 무엇으로 만들어 지는지는 상황마다 다르지만 인생에 있어서 작은 틈을 만나게되면 우리는 그 익숙한 생활에 변화를 맞게됩니다.

 

좋은 의미의 틈은 여행일테지만 좋지 않은 틈들을 만나게 될 때도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나 아픔등이 우리의 일상에 흠을 내고 틈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그 어떤 것이든 우리는 그 일들을 통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경험하게 됩니다.

 

신앙생활에서도 그런 일들이 있습니다. 오랜동안 익숙하게 교회를 출석하고 신앙생활을 하다가보면 우리는 늘 그렇게 익숙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갑니다. 아마도 그렇게 변화 없음 만큼 좋은 신앙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신앙 생활에 어떤 틈이 만들어지면 우리는 문득 나의 신앙을 돌아보게됩니다. 의도적이든 아니면 다른 상황에 의해 강제로 그렇게 되든 나의 신앙의 민낯을 만나게 됩니다. 그 때 우리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지 아니면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 것인지를 말입니다.

 

기대하기는 우리의 삶에 작은 틈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를 통해서건 아니면 우리의 일상에서 만나는 어떤 일이 되었든지간에 그 틈이 우리를 더 활기찬 믿음으로 출발하게 하기를 바랍니다.

 


  1. 열정은 청년들에게?

    일전에 한국에서 ‘열정페이’라는 말이 신문지상을 오르내렸습니다. 취업의 힘겨운 길을 걷는 젊은이들에게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 준다는 이유로 정당한 페이를 지급하지 않은 사례들 때문이었습니다. 젊음의 열정이면 그정도쯤은 이길 ...
    Date2016.03.02
    Read More
  2. 일상의 틈을 만나면

    시인 천상병은 그의 시 귀천에서 이 세상의 삶을 아름다운 세상의 소풍이라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소풍 마치고 하늘로 돌아갈 것이라고 노래했습니다. 우리의 삶에 설레는 기억이 있다면 아마도 어린시절 소풍일 것입니다. 이제는 여행이 되었고 어디...
    Date2016.02.26
    Read More
  3. 결코 늦지 않았다

    너무 늦었어요! 아니, 늦는 것이란 없다오. 카토는 나이 80에 그리스어를 배웠고, 소포클레스는 그 나이에 위대한 작품 ‘오이디푸스’를 썼다오. 시모니데스는 80이 넘은 나이에 라이벌들을 제치고 상을 탔으며, 테오프라스토스는 나이 90에 &lsqu...
    Date2016.02.09
    Read More
  4. Ringwanderung/환상방황

    독일어에 ‘링반데룽’(Ringwanderung)이란 말이 있답니다. 링반데룽은 둥근 원을 뜻하는 ‘Ring’과 걷는다는 뜻의 ‘Wanderung’이 합쳐진 말입니다. 이 말은 등산 조난과 관련이 있는 용어인데, 등산 도중에 짙은 안개 또는...
    Date2016.02.03
    Read More
  5. 길 위에서

    낫선 곳으로의 여행은 늘 약간의 긴장과 설레임으로 우리를 들뜨게합니다. 익숙한 곳을 떠나 그동안 내가 가보지 않은 장소로 떠나거나 전혀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은 생소하지만 즐거운 경험입니다. 낫섦이 주는 두려움은 이내 ...
    Date2016.01.26
    Read More
  6. 나는 아름다운가?

    중국의 4대 미녀들을 일컬어 이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침어(沈魚)”-“서시의 미모에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조차 잊은 채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낙안(落雁)”-“왕소군의 미모에 기러기가 날개짓 하는 것조차 잊은 ...
    Date2016.01.19
    Read More
  7. No Image

    성경읽기

    초보 전도사 시절에 교회에 말씀묵상 강의를 하러 오신 목사님이 성도들에게 질문을 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성경을 읽다가 어떤 때에 가장 기쁘시냐고 말입니다.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기에 분위기를 좀 바꿀 요량으로 내가 손을 들고 대답을 했습니다. &ldquo...
    Date2016.01.12
    Read More
  8. No Image

    When I say, I am a Christian

    When I say, I am a Christian Carol Wimmer When I say, “I am a Christian” I’m not shouting, “I’ve been saved!” I’m whispering, “I get lost sometimes That’s why I chose this way” Whe...
    Date2016.01.06
    Read More
  9. No Image

    한 해의 마지막에 서서

    2015년을 마무리하면서 지난 한 해 있었던 일들을 돌아봅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올해는 “다리를 놓는 교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소망하며 기도하였습니다. 이제 그러하였는지를 돌아보며 조금은 부끄럽고 또 감사한 시간을 보냅니다. 올 ...
    Date2015.12.30
    Read More
  10. No Image

    커피와 성탄절

    성탄절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올 겨울 미국에서는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논쟁이 한참입니다. 자신을 크리스찬이라 소개한 조슈아 포이어스타인이라는 한 개인으로 부터 불거져 대선주자인 트럼프까지 가세하게 된 이 일은 스타벅스 종이컵에 대한 이야기입니...
    Date2015.12.2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60 Next
/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