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22 11:12

기다림의 신비

조회 수 15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84063b945bdb3a793edd7737d98e2c8b.jpg

 


종려주일, 고난주간을 시작하면서 기다림을 묵상합니다. 이미 2000년도 넘은 성탄과 2000년을 향해 가는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을 묵상하면서 드는 생각은 기다림입니다.

 

하나님은 왜 그토록 오랜동안 기다리고 계셨을까와 또 이토록 오랜시간 기다리고 계신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물론 쉽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이며 은혜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다시 고난주간을 맞이하면서 같은 질문 앞에 섭니다. 그 기다림의 은혜와 놀라운 신비를 나는 누리고 있느냐고 말입니다. 

 

우리들은 기다림이란 단어가 주는 아름다운 느낌에 비해 기다리기를 무척이나 싫어 하는 존재들입니다. 어떤 영화나 실화 속에 나오는 충성스런 강아지들 처럼 인간은 그리 신실하게 기다리지 못합니다.

 

우리집에 기르는 강아지도 아내와 내가 집을 나서면 현관 창을 통해 물끄러미 밖을 내다봅니다. 그리곤 우리가 다시 집으로 들어서면 언제나 반갑게 자기의 마음(?)을 다해 격하게 우리를 반겨줍니다.

 

물론 너무 오래 기다리면 우울해하기도 하고 그런 기다림이 강아지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지만 그래도 기다리는 일에 강아지들은 화를 내거나 그 때문에 주인을 미워하지는 않습니다. 그에비하면 우리들은 기다리는 일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기다리게 하는 이들에게 불평하고 그 때문에 화가 나기가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세상에 기다리는 일만큼 싫은 것이 없다고 까지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랑이란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 기다림은 단지 불평과 싫음으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걱정이나 그리움으로 더 많이 마음에 생각됩니다.

 

짧게는 그가 오지 않는 것 때문에 그의 안부를 걱정하고 당연히 오실분이 오지 않는 것 때문에 마음 졸여합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은 아련한 그리움이며 간절한 소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다림은 우리에게 행복한 고문(?)이 되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들을 기다리십니다. 이스라엘을 그토록 오랜시간 기다리셨던 것처럼 지금은 교회를 기다리십니다. 이 세상이 하나님을 알고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 구원 얻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의로우시며 신실하심은 결코 이 죄악된 세상과 우리들의 삶을 참아내시기만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도 하나님은 기다리시며 그 심판을 유보해 두고 계십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하나님이 아직도 세상을 그대로 놓아 두시는 것을 보면 하나님이 아니 계신 것이 맞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이 아직도 우리를 향해 은혜 베푸시기를 멈추지 않으시기에 오늘도 참으시고 기다리고 계시다고 선언합니다.

 

이 세상의 죄악을 그 자리에서 심판하시지 않으시고 오래 참으시고 그 죄를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담당하게 하신 하나님은 그 십자가로 인한 구원이 온 세상에 전해지기까지 오래 참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냥 참으시는 것이 아니라 오늘도 우리 가운데 역사하셔서 그 사랑에 굴복하고 그 은혜를 힘입어 하나님의 자녀를 만드시는 일을 쉬지 않고 계십니다. 그렇게 우리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고난주간을 맞이하면서 그 하나님의 은혜와 베푸신 구원의 신비를 묵상할 뿐만 아니라 그 풍성함을 누리고 그 안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원합니다. 생각이 아니라 실제가 되는 믿음을 보고 싶습니다.

 


  1. No Image

    진정성

    요즘 가끔 재미있게 보는 TV 프로그램중에서 노래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한동안 열풍처럼 불었던 오디션 프로그램중 하나인데요. 그 안에서 심사하는 이들이 노래 부르는 친구들에게 요구하는 말 중에서 ‘진정성’이란 말을 참 자주 듣습니다....
    Date2015.01.14
    Read More
  2. 특별함과 평범함

    아이들 때문에 알게되고 이제는 어디서나 들려오는 한국의 BTS라는 그룹이 있습니다. 아마 이 친구들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한국말 배우는 사람들이 생기고 심지어 어디를 가나 한국말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되기도 한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이들의 ...
    Date2019.12.04
    Read More
  3. 고장난 물건을 고치며

    요즘들어서 물건들을 고칠 일이 조금 있었습니다. 집에서 쓰는 물건들이며 개인적인 것들까지 심지어 냉장고에 에어콘까지 자꾸 말썽을 일어켜서 이리저리 뒤적이면서 뜯어보곤 했습니다. 무얼 아는게 있어야 고칠 수 있을텐데 무턱대고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Date2018.05.29
    Read More
  4. 기다림의 신비

    종려주일, 고난주간을 시작하면서 기다림을 묵상합니다. 이미 2000년도 넘은 성탄과 2000년을 향해 가는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을 묵상하면서 드는 생각은 기다림입니다. 하나님은 왜 그토록 오랜동안 기다리고 계셨을까와 또 이토록 오랜시간 기다리고 계신가...
    Date2016.03.22
    Read More
  5. 나는 어디에 서있나?

    가정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의 특징은 이곳 캐나다에서 살아가는 상황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성품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들을 지으신 아버지나 어머니의 책임(?)이 우리들의 삶에서 좋은 쪽으로든 나쁜(?)쪽으로든 드러나는 것을 봅니다. ...
    Date2019.06.12
    Read More
  6. 경청은 사랑이다

    여행에 대한 말들중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친구들과 여행을 하다가 다투지 않으려면 홀수로 여행을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행을 하다가보면 각자의 성격과 특성들이 드러나고 때로는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다른 생각이나 ...
    Date2020.01.28
    Read More
  7. 봄은 힘이 많다

    겨울이 깊습니다. 지난주는 눈도 많았고 춥기도 많이 추웠습니다. 그래도 어느새 2월이 되었고 입춘도 지나갑니다. 꽤 여러번의 겨울을 지나가지만 점점 더 겨울은 춥고 외로운 계절이란 생각이 듭니다. 청년 때에는 겨울에 혼자 산에 올라가고 추운 바닷가에...
    Date2022.02.08
    Read More
  8. No Image

    맛있는 음식

    한주에 한번씩 누군가에게 읽힐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늘 그렇게 쓸 것들이 많지 않기도 하고 그렇게 쓴 글에 내 삶이 담겨 있기 보다는 말만 넘치도록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쓰면서 어...
    Date2014.12.10
    Read More
  9. 위기는 선과 악을 선택하게 한다.

    하나 성선설과 성악설은 오랜동안 논쟁거리였습니다. 이에 더해 인간이 교육을 통해 선해질 수 있는가도 논쟁이 되었습니다. 원래 선한 본성을 가진 인간의 선함이 교육을 통해 커지거나 악한 본성을 누르고 선하게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믿음이 교육을 가치 ...
    Date2021.03.10
    Read More
  10. 예수님의 얼굴

    고난주간 부활주일이 다가오면 기억나는 그림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던 모습이며 그분의 인자한 표정, 때로는 고난이며 아픔이지만 사랑과 인자함이 함께 존재하는 예수님을 그린 그림입니다. 수묵으로 담담하게 표현한 예수님의 이야기이지만 ...
    Date2019.04.0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