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인터넷 <김성환의 글방>에서
제가 가끔 찾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습니다. 얼굴 한 번 본적 없지만 글을 통해서 만나고 좋아하게 된 제 연배의 목회자입니다. 미국 엘에이에서 목회를 하셨던 1.5세 목사님 이제는 목회를 그만 두고 목수가 되어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분입니다.
올 해 초 “문득 내 손을 보았는데 굳은 살 하나 박히지 않은 손이 너무 부끄러웠다”고 고백하면서 설교하는 삶에서 말씀으로 묵상하고 생활 속에서 말씀을 살아내는 삶으로 변화해 보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여러 이유가 그 안에 있음을 봅니다. 같은 설교자이기에 마음으로 동감하는 부분도 있으려니와 또 그리스도인으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때로는 공감으로 때로는 의문과 부러움으로 글을 읽게 됩니다. 나도 내가 살아가는 삶에서 문득 느끼는 부끄러움과 답답함을 어떻게 넘어서고 있는지 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공방을 시작한 이후에 여러가지 일들을 했습니다. 선교지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기능과 열정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길을 개척해 갑니다. 먹고 사는 일을 위해서 주변에 목수일을 맡아 땀을 흘리기도 하고 그 일에 다른 이들을 섬기는 장으로 만들어 가려는 노력도 보입니다.
하루 하루를 의미있게 만들고 열심히 삶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또 목회자(?)로 살려는 것을 보면서 도전을 받습니다. 그런 목사님이 요즘 공방을 통해 십자가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더군요.
이미 목회를 하는 중에서 교회 안에서 목수 일을 하면서 여러가지들을 만드셨는데 자주 버려진 나무들을 가지고 와서 십자가를 만들어 선물하거나 전시하거나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주 작정을 하고 십자가를 만들어 판매도 하고 또 작품을 만들기도 하더군요. 그냥 일반적인 십자가가 아니라 나무들을 통해 십자가의 의미를 되 새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보면서 참 좋았습니다.
버려지고 구부러진 나무들, 혹은 불에 타거나 옹이가 박힌 나무들을 깍고 다듬어서 십자가로 만들어 그 십가가를 통해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예수님의 구원을 기억하면서 우리가 지고 갈 내 십자가를 묵상하게 하는 은혜가 있더군요.
가장 최근에는 다 쓴 건전지들을 모아다가 나무로 만든 틀에 넣어 십자가를 만들었습니다. 여러가지 종류 여러가지 모양의 건전지들이 자기 수명을 다하고 버려집니다. 그 건전지들을 모아 십자 틀에 넣고 모래와 접착제를 부어 연력하고 고정해서 십자가를 만들었습니다.
이 십자가를 만들고 묵상을 하면서 이것이 참 교회와 같다고 하시더군요. 세상에서는 각기 9V, 1.5V, 아니면 여러 종류 크기로 다양한 곳에서 자기의 힘(전기)를 사용했던 사람들이 그 에너지를 다 쓰고나서 모여 하나가 되어 가는 곳이라고 말입니다.
그 건전지들이 모인다고 결코 전등 하나 밝히지 못하는 것들이지만 하나님은 그것들을 모아 서로 연결하여 하나가 되게하고 새롭게 하셔서 온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게 하셨다고 말입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들인가요? 나를 돌아보면서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하나님이 보시는 나의 모습을 우리가 깨달을 수 있기를 원합니다. 적어도 하나님은 내가 한 일이나 나의 행동이 아니라 나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나를 아시고 대우 하시는 분이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