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pine-1078718_960_720.jpg

 


간혹 여행중에 산을 갈 때가 있습니다. 산길을 걷다가보면 진귀한 장면을 만나게 됩니다. 풀 한포기 자라지 못하는 바위틈에 거대한 나무가 자라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리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보기가 불가능 할만큼 희귀하지는 않습니다. 웬만한 산이라면 몇번쯤은 볼 수 있고 어던 나무들은 절벽 틈에서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기도 합니다. 나무의 뿌리는 그 생명력이 강해서 거대한 바위를 둘로 쪼개어 놓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을 볼 때 나무의 생명력과 힘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척박한 환경이라도 생명은 끊질기게 살아남고 이겨 내는구나라고 감탄했습니다. 

 

박남준이라는 시인이 있습니다. 오늘 주보에 싫은 아름다운 관계라는 시를 쓴 시인이자 지리산 깊은 산속에 살아가는 시인입니다. 그는 이 시를 통해서 전혀 다른 시선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나무의 생명력이 단단한 바위를 부수고 틈을 비집고 들어가 살아남은 것이라기 보다 그 바위가 나무의 씨앗을 품고 생명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다가 그 몸이 부서저 빗물을 받아내고 나무를 키워 냈다고 말입니다. 물론 생명이 없는 바위보다는 나무가 그 생명을 위해 수고하고 애쓴 것이 더 관학적이기는 하겠지만 시인의 시선은 나를 돌아보게 합니다.

 

시인은 그 바위 처럼 나의 삶이 힘을 빼고 누군가를 품어 않기 위해서 애쓴 적이 있었는지를 묻습니다. 내가 살기 위해 힘을 쏟고 서로 경쟁하느라 나의 생존을 위해서 누군가의 생존을 위협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런 시인의 말은 아주 생경하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그 시선이 나는 좋습니다.

 

나무가 바위를 이긴것이 아니라 바위가 나무를 받아 들이고 품을 내어 주었다는 것은 내가 세상을 대하고 사람들을 대하는 마음을 들여다 보게합니다.

 

나는 세상을 향해 싸움을 이기기 위해 투쟁하는 자세로 서고 있는지 아니면 누군가를 사랑하고 품어 않기를 소망하는지를 물어봅니다. 나는 누군가를 향해 아니 아주 작은 존재들, 약한 존재들을 향해서 어떤 희생을 기꺼이 감당한 적이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힘이 있고 강할 때는 내가 가진 생각과 힘으로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다른 이들을 가르치고 바꿀 수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힘이 빠지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내가 다른 이들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그들을 참아주고 품어 주면서 그들 스스로가 변해 가는 것임을 배웁니다.

 

믿음으로 이 땅의 삶을 살아가는 원리도 그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힘이 왕성하고 의지가 남다를 때에는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고 그 앞에 겸손하게 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내가 잘하고 싶고 내가 그리스도인으로 잘 살고 싶습니다. 덕분에 그렇지 못한 나의 모습이나 남의 모습이 싫고 답답합니다. 

 

그런데 내 힘이 빠지고 나면 비로소 내가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내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뿐임을 알게됩니다. 그래서 다른 이들을 바라볼 때도 그들의 연약함을 붙들고 기도하는 자리에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할수 있다는 생각과 몸에 힘을 빼고 하나님의 은혜 앞에 겸손하게나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1. 내가 태어난 이유

    2017년 첫 주가 지나갔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시간이지만 각각 그 의미를 가지고 지나갑니다. 그중에서도 새해 첫날은 여러면에서 우리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해와 달과 절기를 지으시고 반복되게 하신 것은 그 시간을 통해서 우리가 스스로를 돌아...
    Date2017.01.13
    Read More
  2. 일상, 하나님의 신비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합니다. 빠르다 빠르다하면서도 어느샌가 다시 맞이하는 새로운 해에는 가슴벅찬 소망보다는 익숙함이 더 많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또 한 해가 시작되고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하루, 한해가 ...
    Date2017.01.03
    Read More
  3. 오신날 이별을 생각하며

    성탄인데 청개구리인양 이별에 대한 감상에 잠깁니다.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하나님으로부터 이 땅에 내려온 날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날이 성탄절입니다. 이즈음 그 은혜가 어떤 것인지를 묵상하다가 그분의 마음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캐나다에 살고 있으니 ...
    Date2016.12.27
    Read More
  4.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예수님은 산상설교에서 들에 핀 꽃과 하늘을 나는 새들을 보라고 하시면서 그들도 먹이시고 입히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하물며 그 자녀인 우리들에게 부어지지 않겠느냐고 물으시면서 위로하십니다. 세상을 보면 아주 작은 미시의 세계나 저 우주의 거시의 세...
    Date2016.12.20
    Read More
  5. 평안하세요?

    저는 인사를 건낼 때 자주 “평안”을 묻습니다. 특별히 말이 아닌 문자로 인사할 때면 항상 평안을 전하고 묻곤합니다. 따로 할 인사말이 생각나지 않기도 하거니와 평안이란 단어를 좋아해서이기도 합니다. 요즘 이 평안이란 말이 더욱 간절합니...
    Date2016.12.13
    Read More
  6. 하나님의 기적

    인터넷에 올려진 이야기 중에 “기적의 값”이란 좋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실화로 알려져 있지만 정말 그런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만 이야기는 한 8살난 어린 아이가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 기적을 사기 위해 애쓰는 것입니다. 어린 남동생이...
    Date2016.11.29
    Read More
  7. 하나님이 만드신 신비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실 때에 얼마나 신비롭게 만드셨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수많은 학자들과 연구자들이 연구하고 밝혀 낸 것만으로도 놀라운 것 투성이이지만 아직도 인체의 신비는 다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신비숭에 ‘면역’이...
    Date2016.11.23
    Read More
  8. 눈을 뜨고 기도합시다

    이번 주 목회준비를 위해서 기도원을 찾았습니다. 조용한 숲 안에 다른 이들이라곤 옆방에 오신 목회자 한분이 전부인 곳에서 말없이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넓은 숲속 산책길을 따라 하루 한 두시간을 걸으면서 새로운 사실을 깨닫습니다. 잎이 넓은 숲 속에...
    Date2016.11.15
    Read More
  9. 내 힘을 빼면 남을 품는다

    간혹 여행중에 산을 갈 때가 있습니다. 산길을 걷다가보면 진귀한 장면을 만나게 됩니다. 풀 한포기 자라지 못하는 바위틈에 거대한 나무가 자라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리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보기가 불가능 할만큼 희귀하지는 않습니다. 웬만한 산이...
    Date2016.11.11
    Read More
  10. 흔들리며 피는 꽃

    세상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있겠냐고 묻는 도종환 시인의 시를 기억합니다. 우리가 사는 삶도 마치 바람에 흔들리며 위태해 보여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꽃나무처럼 인생이 때로 흔들리고 위태해도 그 삶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리라는 위로일 것입니다. ...
    Date2016.11.0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