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9 12:31

누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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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신문에 기고된 글을 읽다 누름돌에 대한 단상을 적은 글을 읽었습니다. 어릴적 궁금했던 누름돌이 지금 자기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풀어 놓은 글이 즐거웠습니다.

 

누름돌이란 예전에 장독에 김치를 담글 때에 김치를 다 담그고 나서 그 독 안에 돌을 올려 놓아 담근 김치가 들뜨지 않도록 눌러 놓는 것을 부르는 말입니다. 요즘이야 잘 볼 수 없고 특히 이곳 캐나다에서야 구경하기 쉽지 않습니다.

 

얼마전 집에서 년전에 한국에서 보내주신 메주를 가지고 늦은 장을 담그느라 부산한 와중에 담근 장독에 누를 돌을 찾다가 결국 마땅한 것을 찾지 못해서 그냥 숯하고 말린 고추만 넣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장을 담글 때도 누를돌을 눌러서 메주가 들뜨지 않고 소금물에 잘 맛을 풀어 내도록 하는 지혜가 있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확히야 누름돌이 하는 역할을 다 알지 못합니다. 그저 옛 어른들의 지혜이니 따라 하는 것일테고 그렇게 했을 때 더 맛이 있는 김치며 장을 얻을 수 있었으니 흉내를 내는 것일겁니다. 

 

그래도 그렇게 돌을 눌러 놓으면 장이나 김치가 공기중에 노출 되는 것을 막고 좋은 효소에 의해 잘 발효 되도록 한다는 겁니다. 특히 김치는 얌념이 빠지지 않아 천천히 알맞게 김치가 익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오늘 부활주일을 맞이해서 성찬식과 세례식을 함께 거행합니다. 우리의 신앙의 여정 가운데 세례를 받는 것은 그 과정을 통해 나의 믿음의 고백을 온 교회 앞에 드러내 고백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를 사모하는 시간입니다.

 

홀로 예수님을 믿고 그 십자가의 구속을 은혜로 얻을 수 있지만 공교회 앞에 신앙고백을 하므로 우리는 나의 신앙고백의 증인들을 얻게 되고 그들의 도움과 격려를 얻게 됩니다. 그렇게 연합하여 한 지체가 됨으로 우리는 하나님의 교회로 세워져 가는 것일겁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마치 김치를 담그고 그 위를 누름돌로 눌러 놓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자아와 이 세상의 습관, 욕심들을 조심히 눌러 가라 안치고 내 삶에 예수님의 향기와 맛을 조금씩 들게 하는 과정이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누른다고 하니까 조금은 답답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세례를 통해 우리는 성령님께서 우리 안에 있는 죄의 속성을 누르시고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가도록 격려하시기를 사모합니다. 나의 죄된 성품과 욕심을 누르되 그저 강제로만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풍성한 사랑으로 덮어 주시는 것입니다.

 

기대하기는 나의 삶이 조금씩 걸어가면서 더 맛있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 나의 약한 부분과 못난 모습을 눌러야 한다면 성령님께서 내 마음에 누름돌이 되셔서 나를 누르시고 덮어 주시기를 원합니다.

 

불쑥 불쑥 마음 속에서 올라오는 감정들이 예수님의 십자가의 놀라운 은혜를 잊게 만들 때 잔잔하게 나를 감싸시며 위로의 손길을 건네주시고 그렇게 나의 들뜬 감정을 눌러 주신다면 또 하루를 평안으로 지날 수 있을 겁니다.

 

부활의 기쁨이 있는 오늘 하나님이 넉넉한 은혜로 우리를 누르고 덮으셔서 평안으로 가득한 삶을 허락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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