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3 08:49

하나님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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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설교하면서 든 예화가 하나가 생각이 납니다. 나와 같은 연약한 존재를 통해서도 하나님은 기쁨을 누리실까하는 고민이 있을 때였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내가 하고 있는 삶과 사역의 모습이 다른 이들과 비교해 보아 더 멋지거나 열심이 있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던것 같습니다.

 

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는 봄부터 여름 내도록 땀흘려 밭을 갈고 곡식을 심고 길렀습니다. 그 농부가 심은 밭에 옥수수 하나는 늘 생각합니다. 나는 꼭 나를 위해 수고하는 농부를 기쁘게 할거라고 말입니다.

 

농부가 힘을 쓰는 만큼 옥수수도 잘 자랐습니다. 다른 옥수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하늘을 향해 쑥쑥 자라갑니다. 그런데 뜨거운 태양이 내리비치는 여름 날 옥수수는 그만 실망하고 맙니다.

 

자기를 위해 수고하는 농부를 조금도 위로할 힘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농부는 흐르는 땀을 식힐 수 없어서 지쳐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밭가에 있던 큰 나무 그늘에 가 앉습니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는 덕분에 농부는 땀을 식힐 수 있습니다. 지나가던 바람은 더욱 시원하게 농부를 위로합니다. 때마침 가져온 시원한 우물무을 마시는 농부의 표정은 너무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옥수수는 그런 농부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자신을 보면서 슬퍼하였습니다. 큰 나무처럼 그늘을 가지고 있지도 못하고 바람처럼 농부의 땀을 식혀 줄 수도 없습니다. 시원한 우물물처럼 갈증을 채울 것도 자기는 가지지 못한 것 때문에 마음 아파합니다.


그저 옥수수는 자기를 위해 수고하는 농부의 수고만 받을 뿐이지 자기가 그를 위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힘이 빠졌습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자 옥수수는 키도 자라지 않고 더 이상 성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도 농부는 여전히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를 위해 수고합니다.

 

그리곤 이제야 비소로 알았습니다. 농부가 자기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늘도 바람도 시원한 물도 아니라 자기가 키워낸 열매들이란 것을 말입니다. 농부가 자기에게서 자란 옥수수를 따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수고했다 이렇게 맛있는 옥수수를 맺느라고 고생했구나.”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사랑하시는 하나님 앞에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 사랑에 비하면 우리는 참 볼품이 없어 보입니다. 누구처럼 돈이 많아서 봉사하는 일에 선교하는 일에 척척 힘을 내지도 못합니다.

 

재주가 많아서 그 재능을 가지고 교회를 섬기는 일에 복을 전하거나 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고 있지도 못합니다. 가끔은 멋진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왜 저사람들 처럼 하지 못할까 하고 속상하기도 하지만 이내 내가 가진 것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을 보고 그런 마음조차 접어 버리곤 합니다.

 

하나님은 그런 우리에게서 영광을 받으시기를 원하십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은 어쩜 그들과 다른 부분 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선 자리에서 신실하게 하나님을 믿으며 그분의 이름을 높이기를 원하십니다.

 

맛있는 옥수수를 수확한 농부 처럼 하나님은 우리의 삶의 작은 고백들을 보시곤 기쁨을 감추지 못하시고 즐거워 하실 뿐만 아니라 세상에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로 우리를 자랑 하실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이 기뻐하는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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