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3 08:49

하나님의 기쁨

조회 수 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orn-830631_960_720.jpg

 


오래전에 설교하면서 든 예화가 하나가 생각이 납니다. 나와 같은 연약한 존재를 통해서도 하나님은 기쁨을 누리실까하는 고민이 있을 때였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내가 하고 있는 삶과 사역의 모습이 다른 이들과 비교해 보아 더 멋지거나 열심이 있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던것 같습니다.

 

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는 봄부터 여름 내도록 땀흘려 밭을 갈고 곡식을 심고 길렀습니다. 그 농부가 심은 밭에 옥수수 하나는 늘 생각합니다. 나는 꼭 나를 위해 수고하는 농부를 기쁘게 할거라고 말입니다.

 

농부가 힘을 쓰는 만큼 옥수수도 잘 자랐습니다. 다른 옥수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하늘을 향해 쑥쑥 자라갑니다. 그런데 뜨거운 태양이 내리비치는 여름 날 옥수수는 그만 실망하고 맙니다.

 

자기를 위해 수고하는 농부를 조금도 위로할 힘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농부는 흐르는 땀을 식힐 수 없어서 지쳐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밭가에 있던 큰 나무 그늘에 가 앉습니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는 덕분에 농부는 땀을 식힐 수 있습니다. 지나가던 바람은 더욱 시원하게 농부를 위로합니다. 때마침 가져온 시원한 우물무을 마시는 농부의 표정은 너무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옥수수는 그런 농부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자신을 보면서 슬퍼하였습니다. 큰 나무처럼 그늘을 가지고 있지도 못하고 바람처럼 농부의 땀을 식혀 줄 수도 없습니다. 시원한 우물물처럼 갈증을 채울 것도 자기는 가지지 못한 것 때문에 마음 아파합니다.


그저 옥수수는 자기를 위해 수고하는 농부의 수고만 받을 뿐이지 자기가 그를 위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힘이 빠졌습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자 옥수수는 키도 자라지 않고 더 이상 성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도 농부는 여전히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를 위해 수고합니다.

 

그리곤 이제야 비소로 알았습니다. 농부가 자기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늘도 바람도 시원한 물도 아니라 자기가 키워낸 열매들이란 것을 말입니다. 농부가 자기에게서 자란 옥수수를 따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수고했다 이렇게 맛있는 옥수수를 맺느라고 고생했구나.”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사랑하시는 하나님 앞에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 사랑에 비하면 우리는 참 볼품이 없어 보입니다. 누구처럼 돈이 많아서 봉사하는 일에 선교하는 일에 척척 힘을 내지도 못합니다.

 

재주가 많아서 그 재능을 가지고 교회를 섬기는 일에 복을 전하거나 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고 있지도 못합니다. 가끔은 멋진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왜 저사람들 처럼 하지 못할까 하고 속상하기도 하지만 이내 내가 가진 것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을 보고 그런 마음조차 접어 버리곤 합니다.

 

하나님은 그런 우리에게서 영광을 받으시기를 원하십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은 어쩜 그들과 다른 부분 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선 자리에서 신실하게 하나님을 믿으며 그분의 이름을 높이기를 원하십니다.

 

맛있는 옥수수를 수확한 농부 처럼 하나님은 우리의 삶의 작은 고백들을 보시곤 기쁨을 감추지 못하시고 즐거워 하실 뿐만 아니라 세상에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로 우리를 자랑 하실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이 기뻐하는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1. 무거우나 기쁜 마음

    당신의 기도가 응답받지 못하는 이유를 정말 모르십니까? 이선명 시인은 ‘순종’이라는 시를 이렇게 썼습니다. 한편의 무거운 질문이지만 또 한편의 자기고백이자 회개입니다. 이 시를 읽으면서 무겁기보다 기쁨을 생각합니다. 순종이란 너무 무거...
    Date2017.07.04
    Read More
  2. 희미한 길을 걷다

    한국에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이란 곳이 있습니다. 인권변호사란 말이 있지만 요즘에는 인권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소수자들의 공익에 관심을 가지는 공익변호사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로펌에서 일 할때의 수입과 공익변호사로 일하면서 얻는 수...
    Date2017.06.27
    Read More
  3. 내 마음을 어디에 둘까?

    김남주시인은 그의 시 “시인은 모름지기”에서 자신은 시인으로 이 세상의 힘있는 사람들이나 놀라운 업적을 남긴 이들에게는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의미를 두었던 사건, 그 위인들의 권위에도 고개를 숙이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
    Date2017.06.21
    Read More
  4. 조용한 곳 , 다양한 경험

    딸아이가 오래간만에 한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계신 양가 부모님들을 만나고 모처럼 손녀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부모님들은 좋으시기도 하고 때로는 신경써야 하는 것도 있으시겠지만 이것이 부모님들에게나 딸에게나 좋은 시간이길 바랍니다....
    Date2017.06.08
    Read More
  5. 건강한 몸과 건강한 마음

    어릴 때 운동회를 하면 늘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란 슬로건이 생각이 납니다. 그것 때문인지 몰라도 이후로 육체가 건강해야만 정신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이 말은 고대 로마의 시인이었던 유베나리스가...
    Date2017.05.31
    Read More
  6. 타인의 마음을 다 알진 못해도

    칼데콧상이란 상이 있습니다. 미국 도서협회에서 주는 그 해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에 주는 문학상입니다. 그림책이기에 주로 아동도서가 많습니다. 2011년에는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이라는 책이 이 상을 수상했습니다. 필립 C. 스테드와 에린 E. 스테...
    Date2017.05.24
    Read More
  7. 오늘, 그 일상의 기쁨

    어른들이 종종 말씀하시기를 ‘너도 나이가 들어 봐라’ 하셨던 것을 기억합니다. 아직은 모를 것들을 그 나이가 되어보면 비로소 알게 되는 수가 있습니다. 특별히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나 가정 안에서 구성원의 나이가 바뀌면서 비로소 알게...
    Date2017.05.18
    Read More
  8. 관계, 그리고 기쁨

    소설가 신경숙씨의 수필 중에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는 것이 있습니다. 다는 아니지만 그는 글에서 소중한 사람이지만 그 관계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말합니다. 그 사람을 대할 때는 소홀했다가 다시 이전의 아름다운 관계로 돌아가지 ...
    Date2017.05.10
    Read More
  9. 하나님의 기쁨

    오래전에 설교하면서 든 예화가 하나가 생각이 납니다. 나와 같은 연약한 존재를 통해서도 하나님은 기쁨을 누리실까하는 고민이 있을 때였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내가 하고 있는 삶과 사역의 모습이 다른 이들과 비교해 보아 더 멋지거나 열심이 있어 보이지...
    Date2017.05.03
    Read More
  10. 위로는 어렵다

    나태주 시인은 어딘지 내가 모를 곳에 있는 한 사람으로 인해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된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곤 그가 지금 나와 함께 있지 못하지만 그의 행복을 빌어줍니다. 그런데 그 건네는 말이 담담합니다. ‘부디 아프지 마라’ ...
    Date2017.04.2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