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8 09:41

제멋대로 자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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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잘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아이들이 이제 모델이 되어주지 않아서 점점 사진을 찍을 기회가 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비교적 다른 창작에 비해 재능이 덜(?) 필요한 사진찍기는 아직도 작은 즐거움입니다. 

 

가끔은 다른 사람들이 찍어 놓은 사진들을 보다가 왜 나는 이 사람들과 같은 사진을 못찍는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아마 게을러서이기도 할 것이고 실력이 없고 그들이 가진 열정이 없기 때문일겁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찍은 사진들을 구경하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언젠가 사진을 보다가 나무들을 찍어 놓은 사진에 마음이 갔습니다. 하나는 죠슈아트리를 찍은 사진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뉴질랜드 남부의 바람이 아주 강한 해변에서 자란 나무들을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죠슈아트리는 19세기중반 몰몬교도들이 모하비사막을 지나다가 마치 하늘을 향해 두팔을 들고 기도하는 것 같은 나무를 보고 여호수아나무라고 이름을 붙인 것에서 유래했답니다. 표족한 잎이 마르면 가지를 덮고 다시 그 끝에서 새로운 잎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뻗어 나가면서 자라는데 그 모습이 독특하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합니다.

 

미국 LA지역에 있는 죠슈아트리 국립공원에는 이런 나무를 찍기 위해 많은 사진사들이 몰려들기도 한답니다.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사실은 자기의 생명을 사막에서 지키게 하려고 하나님이 그렇게 잎은 가늘게 가지는 제각각 하늘을 향하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반면 뉴질랜드 남섬에서 자란 나무들을 찍은 사진에서 나무들은 한쪽으로 기이하게 넘어진 것 같아보이고 다른 쪽에는 거의 가지가 없는 것 처럼 보입니다. 

 

쓰러질듯 서로가 서로의 어깨를 감싸고 있는 형상으로 비스듬하게 선 나무들의 모습은 바람에 맞서 싸우지 않고 머리결을 날리는 듯 서서 그 바람에 순응하는 나무의 지혜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한 나무는 뜨거운 태양 아래 태양을 향해 두팔을 뻗고 살아가고 또 한 나무는 바람을 맞아 그 바람에 순응하여 뭄을 굽히고 자라갑니다. 다 나무들이 살아가기에는 혹독한 환경이지만 나무들은 그 안에서도 제각기 자기의 모습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습니다.

 

아니 어떻게 보면 그 나무들은 그저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다른 어떤 나무들보다 더 아름답게 자신의 생명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캐나다에 살면서 좋은 점은 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가 사는 런던지역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참 크기도 크고 가지도 웅장하게 자라있습니다. 자기가 자랄 수 있는 한껏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보면서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에 나무들의 가지를 방해하는 것들이 없기에 자기가 자랄 수 있는 만큼 자라고 자라고 싶은 만큼 커가는 나무들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나무든지 그 만드신 하나님의 뜻에따라 자기의 모습을 가지고 자라고 있을겁니다. 하늘을 바라보고 바람을 이고 그렇게 자라는 나무들처럼 우리의 삶도 그렇게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마음껏 두팔을 들고 기도하고 세상의 어려움을 지혜롭게 이겨내는 그런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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