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2 10:35

감사한다는 것

조회 수 1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ornfield-1501477_960_720.jpg

 


추수감사주일입니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깊이 생각에도 잠겨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야 추수감사라는 것이 체감되는 것도 아니긴하지만 그래도 가을에 단풍이 들고 열매들이 결실하는 것을 보면 저절로 평안해지고 감사의 마음이 일어납니다.

 

감사한다는 것은 어떤 모양으로 나타나고 전해지는 것일까를 생각합니다. 특별히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것은 나의 어떤 것으로 드러나고 확인 할 수 있을까요. 감사의 찬양을 드리고 감사헌금을 드리며 마음으로 감사하다고 고백해봅니다. 그래도 이내 눈 앞에 보이는 현실이 그것들을 쉽게 덮어버리고 맙니다.

 

하나님의 구원이 감사하고 그 은혜가 놀랍습니다. 그 기쁨이 조금 더 오랜동안 내 속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묵상하는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의 만드신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 안에 계신 하나님의 잔잔한 손길을 조금 더 자주 느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가 그 모든 순간에도 늘 동일하신 하나님을 생각합니다.

 

창세전에 천지를 창조하실 그 때로부터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고 사랑하신 인간들이 하나님을 떠나 죄를 범하고 악하게 살고 있을 때에도 하나님은 그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금방 손을 대시거나 고치지 않으시고 오랜 시간동안 때론 말씀하시고 사정하시면서(?) 우리를 기다리셨습니다. 

 

사랑하는 아들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시고 그 모든 죄를 지고 십자가를 지실 때에도 하나님은 그저 묵묵히 바라만 보셨습니다. 그 사랑이 세상을 변혁시키고 이 땅에 하나님의 교회들이 일어 날 때에도 또 시간이 지나 그 교회들이 다시 어리석은 길로 향해 가고 있는 순간에도 하나님은 기다리시고 있었습니다.

 

내가 어린 시절 철없는 고백으로 하나님을 찬양할 때 하나님은 마음 깊은 곳에 행복을 심어 주셨습니다. 마음을 부드럽게 하셔서 작은 것에도 아파하고 괴로워 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러다가 키가 자라면서 마음은 단단해지고 아니 딱딱해지고 왠만해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었지만 죄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도 그렇게 딱딱한 마음으로 대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순간 하나님은 여전히 묵묵히 나를 바라보시면서 기다리시고 가끔 어깨를 토닥이실 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잊으면 괴롭고 내가 사랑하는 자녀가 나쁜 길로 빠지거나 심각한 고통 속에 있으면 함께 괴롭고 힘겨운게 당연할텐데 하나님은 그 모든 순간을 그저 묵묵히 바라보시고 있을 뿐이십니다.

 

누군가에겐 그 변함없으신 하나님의 성품이 어렵고 힘들지만 적어도 제겐 그런 하나님이 좋습니다. 그 덕분에 나를 돌아볼 기회가 생기고 또 부끄럽지만 돌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됩니다. 하나님이 이렇게 긴 시간을 기다리시는 것은 아마도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감사주일을 묵상하면서 그 하나님을 다시 생각합니다. 오늘도 하루가 다르게 각양 색으로 물드는 나뭇잎을 보면서 묵묵히 기다리시지만 여전히 온 세상의 주인이심을 확인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잊지않고 하나님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감사한다는 것은 먼저 감사의 대상을 떠올리고 그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상이 나에게 실제가 되어야합니다. 부모님은 그래서 가장 쉽게 감사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렇게 하나님도 우리들의 삶에 실제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감사의 시간이 그 살아계신 하나님께 나아가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1. 감사한다는 것

    추수감사주일입니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깊이 생각에도 잠겨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야 추수감사라는 것이 체감되는 것도 아니긴하지만 그래도 가을에 단풍이 들고 열매들이 결실하는 것을 보면 저절로 평안해지고 감사의 마음이 일어납니다. 감사...
    Date2017.10.12
    Read More
  2. 사소한 것들의 가치

    최근에 자동차의 windshield washer nozzle(워셔액이 나오는 작은 플라스틱 노즐)이 망가져서 고쳐야 했습니다. 그저 작은 구멍을 막고 있는 프라스틱 조각하나가 떨어진 것이어서 쉽게 고치려니 했는데 확인해 보니 만만치 않은 금액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
    Date2017.10.03
    Read More
  3. 언어를 배운다는 것

    ‘Babel No More’라는 책이 있습니다. Michael Erard가 쓴 이 책은 그 부제가 ‘The search for the world’s most extraordinary language learners’로 되어 있습니다. 즉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를 구...
    Date2017.09.26
    Read More
  4. 함께 하는 소망

    발자국 끊어진 곳 잊혀져 가는 곳 우리 두 눈 속에 희미해 지는 곳 볼 수만 있다면 갈 수만 있다면 너무나 선명히 그릴 텐데 되돌아가기엔 너무 먼 시간인 걸까 바다를 건너도 그렇게 닿을 수 없을까 가슴 깊은 곳 간절한 소망 그 언제쯤엔 망설임 없이 전할 ...
    Date2017.09.06
    Read More
  5. 머리에서 손발로

    일생 동안의 여행 중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머리 좋은 사람과 마음 좋은 사람의 차이, 머리 아픈 사람과 마음 아픈 사람의 거리가 그만큼 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가장 먼 여행이 남아 있습니다. 가슴에서 ...
    Date2017.08.23
    Read More
  6. 서로의 대나무 숲이 되어서

    요즘 한국의 대학들이나 커뮤니티들에 대나무숲이란 것이 유행하듯 번지고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인터넷 게시판들이 이곳 저곳에서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대나무숲의 역사적 기원은 <삼국유사>에도 등장합니다. 신라 제48대 경문왕 ...
    Date2017.08.15
    Read More
  7. 기도, 하나님께 쓰는 편지

    간혹 뉴스를 전하는 인터넷 기사들 중에 우리를 즐겁게하는 기사들이 있습니다. 특별히 사람들이 다른 이들에게 친절을 베풀거나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들은 읽으면서 얼굴에 웃음이 지어집니다. 미국에 사는 어린 아이 하나가 더운 여름에 자기집에 편지를 배...
    Date2017.08.08
    Read More
  8. 다른 시선으로 보기

    언젠가 개망초꽃에 대한 글을 쓴적이 있었습니다. 요즘 한창 피어나는 꽃이어서 우리 사는 곳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입니다. 이름이야 개망초꽃이지만 원산지가 북미여서 캐나다 런던에서도 일반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들에 핀 하얀 꽃과 그 하얀 꽃잎...
    Date2017.08.08
    Read More
  9. 제멋대로 자란 나무

    사진을 잘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아이들이 이제 모델이 되어주지 않아서 점점 사진을 찍을 기회가 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비교적 다른 창작에 비해 재능이 덜(?) 필요한 사진찍기는 아직도 작은 즐거움입니다. 가끔은 다른 사람들이 찍어 놓은 ...
    Date2017.07.18
    Read More
  10. 신발이 말하는 삶

    작년 워싱턴에 갔을 때에 국립미술관에서 고흐의 “자화상”을 보았습니다. 그가 그린 자화상이 여럿있지만 그중 하나를 보면서 즐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그림중에 구두(신발) 그림들이 있습니다. 알려지기는 8점에서 10점...
    Date2017.07.1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60 Next
/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