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한국에 소개되어 붐을 일으켰던 “산티아고 순례길”이란 곳이 있습니다. 요즘 한국에 수없이 많이 만들어진 올레길, 둘레길등의 원조격이기도 한 스페인을 가로지르는 길의 이름입니다.
몇개의 루트가 있지만 프랑스길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프랑스 길은 프랑스 남쪽 끝에 위치한 생 장 피드포르(Saint-Jean-Pied-de-Port)에서 시작하여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 산맥을 넘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 이르는 800km의 길입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사도 야고보의 유해가 발견되었다고해서 9세기경부터 많은 카톨릭 순례자들이 이 길을 걷기시작했고 그러면서 순례의 길로 자기의 삶을 돌아보고 묵상하는 길로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습니다.
무려 800km에 이르는 긴 길이어서 보통은 한달에서 40일 정도의 시간을 꼬박 걸어서 이 길을 완주하게됩니다. 다녀온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참 힘든 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기를 돌아보고 순수하게 스스로의 삶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인생의 전환점에 있는 이들이 어느순간 떠올리는 장소가 되기도 한것 같습니다. 마치 그 길을 걷다가보면 내 인생에 어떤 방향을 찾게 될 것같은 생각이 들기도합니다. 실제로 길을 걷는 이들도 있지만 그 길을 마음에 두면서 준비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긴 시간을 걷다가보면 생각속에 잡다하게 들어있는 잡념들은 사라지고 가장 단순한 감정들인 배고픔, 힘겨움, 더움, 쉼 같은 요소들이 드러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마 길을 걷고나면 조금은 삶에 대해 근본적인 부분의 질문을 하게되고 작은 고민들을 덜고 오게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길을 걷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결코 이 길을 걷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그 쉽지 않은 길도 계속해서 걷다가보면 결국은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목적지에 도달하게되면 성취감보다는 그 길을 걷는 동안 지나온 시간 때문에 행복하더라는 것입니다.
길이란 그렇습니다. 길을 걸을 때에 힘들 수도 있고 빠르게 뛰거나 느리게 걸을 수도 있습니다. 가끔은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기도 하지만 또 너무 걷기 싫어 지치고 힘겨운 시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걷는 것을 멈추지 않으면 우리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인생이란 긴 길을 가는 동안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길을 걷습니다. 그 길은 산다는 것으로 일단 걷는 것일테지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삶이라고 할 때에는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 나를 부르신 부름을 기억하고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 길을 걷는 것입겁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셨다는 것을 기억해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내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여러 과정과 환경을 지나겠지만 적어도 멈추지않고 살아가다가 보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열매들을 맺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기도하면서 한주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마음에 주시는 묵상을 붙잡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그리스도인으로 부르셨고 이곳에 런던제일교회를 세우셨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 그 부르심에 응답해서 내가 걸을 수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걷고 하나님이 기뻐하실 교회로 세워져 가기 위해 기도하고 수고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길을 걷다가보면 우리가 가야할 그 곳에 분명히 도달할 날이 있을 것이고 그 길을 걷는 걸음을 하나님이 응원하시고 복주시리라 믿습니다. 그곳을 향해 그리스도인으로 교회로 오늘도 함께 겯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