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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란, 견딜 수 없는 슬픔 가운데 있을 때도 사랑의 하나님이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는 분이시며

 우리가 예배하는 하나님이 신뢰할 만한 분이심을 아는 것이다.” 
                                                                                      크리스틴 폴의 <공동체로 산다는 것>중에서.

 

추수감사절을 맞이합니다. 캐나다에서야 매년 가을이면 맞이하는 연중행사이지만 그리스도인인 우리들에게는 그들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오는 날입니다. 

 

일년을 지나오면서 우리가 살아온 삶이 하나님의 손길 안에서 지나왔음을 고백하고 그 은혜에 감사하는 날이 추수감사주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이란 늘 좋기만 한것은 아니어서 때로는 실패도 있고 어려움도 겪게 됩니다. 

 

지난 일년도 어떤 해에는 감사할 것들이 풍성한가하면 또 어떤해에는 아프고 힘겨운 일들이 가득한 해도 있습니다. 마치 농사를 지어 삶을 살아가던 이들에게 그해 농사가 풍년이 들 때가 있는가하면 날씨가 여의치 않아서 농작물의 수확이 어렵게 된 때도 있는 것과 같습니다.

 

만일 그런때에 우리가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한다면 우리의 고백은 무엇일까요? 여전히 감사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노래하고 찬양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감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의 믿음을 고백하는 것일까요?

 

올해 맞이하는 추수감사주일은 그런 의미로 제게 참 무겁게 다가옵니다. 지난주까지 아버님의 병상을 지키다가 여전히 의식이 없으신 것을 보고 서울을 떠나 캐나다로 왔습니다. 이미 작년에 종양을 발견했을 때부터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며 기도했고 그렇게 잘 이겨내신 것을 보았습니다. 

아주 병이 다 나으시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병을 이기시면서 강건하게 고통없이 지내시기를 기도했고 그 삶의 마지막이 평안하고 아름답기를 기도했습니다.

 

물론 당신의 아픔을 다 알지 못하는 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러한 고통과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은 감사의 제목들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목회를 20여년 해오면서 처음 가진 한 달간의 시간이 있었기에 아직 의식을 가지시고 저에 대하여 아이들에게 이런 저런 말씀을 하시고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두주간이나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또 평생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지난 일년동안 거의 매일마다 아버님에게 할 수 있었다는 것도 은혜입니다.

 

힘겨운 와중에 가장 힘있게 지나신 날 평안히 인사하시고 누우셔서 아직까지 잠을 자고 계신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한국을 방문했었는데 그 시간에 누우신 아버님을 씻어드리고 챙겨들리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된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아직도 건강하시다면 또 자리에서 의식을 차리시고 일어나셔서 온 식구들과 다 인사하시고 평안히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으신다면 더 말할것도 없이 감사할 일이지만 혹 그렇게 되지 않는다해도 당신의 마지막 일년이 결코 힘겹고 아프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가족들에게나 사랑하는 성도들과 제자들 그리고 오래전에 가르쳤던 이들과 후배 동역자들에게 많이 격려하시고 위로 받으시고 위로하셨던 시간이었으니 그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이제 또 어떤 시간들이 다가올런지 마음이 무겁지만 그래도 그 모든 순간에 여전히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시기에 그분을 의지함으로 그 은혜 가운데 이 시간을 지나게 될 것입니다. 성도들의 시간도 그렇게 감사함으로 지나는 이번 추수감사주일이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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