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카스타네다는 <돈 후앙의 가르침>이란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내가 여행하는 길은 오직 한 가지 길뿐, 즉 마음이 담겨 있는 길이다.
어떤 길이든 마음이 담겨있는 길로 나는 여행을 한다.
여행하면서 그 길을 끝까지 다 걸어 보는 것!
그것만이 이 생에서 유일하게 가치 있는 도전이다.
바로 이 길을 나는 걷는다. 숨을 죽인 채 지켜보고, 또 지켜보면서...
그는 마음이 원치 않는 길을 버리는 것은 자신이나 남에게 전혀 무례한 일이 아니라면서 길을 택해야 하는 순간에는 오직 한 가지를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길에 마음이 담겨 있느냐?”
오늘 주보에도 같은 이의 시를 하나 옮겨놓았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에서 마음을 담아 걷고 사는 삶을 살고 있느냐는 질문이 담긴 시입니다. 우리는 흔히 내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 인생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선택한 길이 아닌 누군가에게 떠밀려 걸어온 길이라고 항변하듯 이야기 하는 순간을 만나게됩니다.
그것이 사업에 실패한 후에 하는 말이기도 하고 아니면 부모님의 강력한 권면이나 가르침에 의해 자신의 꿈을 꺽어 버린 청년들이 외치는 말이기도 합니다. 대학을 선택할 때에도 직업을 선택할 때에도 우리가 사는 삶의 여러 것들을 선택할 때에도 우리는 시간이나 환경에 쫓겨 내가 원하지도 않은 길을 가게 되기도 합니다.
꼭 내가 원하지 않는 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의 인생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지 못한채 그렇게 우리의 걸음을 옮기게 되는 것이 현대인의 삶이기도 할 것입니다.
신앙생활도 비슷해서 내가 걷는 믿음의 길이 어떤 길인지를 깊이 생각하고 묵상할 기회를 갖게 되기가 어렵습니다. 그저 늘 비슷한 모양으로 그렇게 걸어가며 믿음을 지키고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걷는 길을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그 길에 마음을 담고 걷는다면 무엇이 조금은 달라질까 하고 말입니다. 내가 가려고 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길을 걷고자 하는 나의 결심과 걸음도 내 진심을 담아서 걸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걸어가는 길이고 누구나 살아가는 삶의 시간들이지만 그래도 내가 걸어갈 하루에 대해 마음을 담아 진정으로 걸을 수 있다면 좋겠고 내가 살아갈 삶에서 그 삶을 향한 진지하고 성실한 고민과 생각을 할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 하루를 톱니바퀴의 한 날처럼 살아가는 것이 현대인이고 그렇게 살아가는 중에서 조금씩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내가 걸어가는 길 위에서 어디로 가는지 잘 알지 못한채 남들이 가는 방향으로 함께 걸어가기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성경은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또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 무엇이며 어디로 향한 것인지를 분명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부르시고 우리에게 걷게 하신 길은 이 세상에서 빛이 되는 길이자 소금이 되어 살아가는 삶입니다.
빛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품고 그 구원의 빛을 나의 삶으로 반사하여 비춰내며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걷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이 땅에서 맡겨진 삶을 걷는 것이 우리에게 부탁하신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우리는 그 길 위에 선 사람들입니다.
길을 걸으면서 무엇을 깊이 고민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걷는 길을 신실하게 마음을 담아 걸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봄이 왔습니다. 어김없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시간을 잘 걷기를 원합니다.